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5/뉴스1 ⓒ News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의 당원 선거인단의 3일 차 투표율이 21일 45.98%로 지난해 3·8 전당대회 때(53.13%)보다 7.1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19~20일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에 이어 21~22일 이틀간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및 일반 국민여론조사를 진행한다. 당원 선거인단 투표는 80%, 일반 국민여론조사는 20%가 각각 반영된다.
당내에선 이번 전당대회가 시작부터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과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의혹 등 자폭 수준의 폭로 양상으로 흐르는 데에 실망한 당원들이 투표 불참으로 불만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후보 측은 투표율 하락에 우려하면서도 “친윤(친윤석열) 진영 조직표가 움직이지 않은 것”이라며 결선 없이 1차에서 과반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 후보를 추격하는 나경원 원희룡 후보 측에선 “한 후보의 공소 취소 폭로에 대한 당원들의 실망감이 반영되고 있다”며 “결선에 가서 뒤집을 것”이라고 했다.
● 투표율 하락에 후보들 아전인수격 해석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7·23전대 투표 셋째날인 이날까지 전체 당원 84만1614명 중 38만6980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22일 마무리되는 최종 투표율도 지난 전대(55.1%)보다 낮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당내에선 투표율이 낮아진 이유로 “후보 간 갈등과 분열로 당원들이 많이 실망했다”는 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한 4선 의원은 “편을 나눠서 싸움질을 하니 투표할 마음이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그간 투표율 제고에 힘써온 한 후보 측은 “공소 취소 관련 폭로 논란 영향이 없지 않은 것 같다”며 당황한 분위기다. 한 후보는 당원 투표 시작 뒤 페이스북에 투표 독려 메시지를 다섯 차례 냈지만 원, 나 후보는 한 차례씩만 냈다. 다만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에게 총선 공천권이 있던 지난 전대 때와 달리 이번엔 조직표로 충성 경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며“한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변화와 쇄신의 표심이 한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친윤 조직 표심보다 강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원 후보, 나 후보는 투표율 하락이 자신들에게 불리할 게 없다고 보고 있다. 원 후보는 “전대 막판이 판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원 후보 측 관계자는 “당 전통 지지층은 언제든 투표에 참여한다”며 “한 후보 지지자들이 공소 취소 실언에 이탈한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 측도 “대세론에 따라가는 관망층이 불참했을 것”이라며 “통합과 안정을 원하는 오랜 당원들은 나 후보를 찍었을 것”이라고 했다.
● 韓 “미래로 화합” vs 羅 “보수우파 눈물 안 닦아”
당내에선 “공소 취소 논란이 전대 막판 최대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결선행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지역 당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한 후보 대세론은 여전하다”고 했다. 반면 한 여권 관계자는 “대선 이후 유입된 수도권 위주 당원들이 한 후보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결선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이날도 후보들은 설전을 이어갔다. 한 후보는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 그리고 화합하겠다”고 했다. 반면 원 후보는 “‘채 상병 특검’은 받고 ‘한동훈 특검’을 안 받을 방법은 없다”며 ‘한동훈 사법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당시 인혁당 사건 피해자 과다 배상금 반납 지연이자 면제 등은 주도적으로 챙겨서 했다”며 “그런 의지와 추진력으로 왜 보수우파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은 것인가”라고 했다. 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의 폭로로) 막판에 당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나 후보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2일 친윤 핵심 이철규 윤한홍 의원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재판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 등 10여 명과 만찬 회동을 한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