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이를 두고 "블링컨 장관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될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곁에 있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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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애스펀안보포럼'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다른 대통령 아래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더라도 다른 20여 개국이 군사, 재정 지원 유지를 약속했다"며 "우크라이나는 군사적 자립으로 가는 길에 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20여 개국이란 유럽 국가 등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나라들을 의미한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그것(우크라이나 지원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다행히 같은 일을 하고 있는 20여 개 나라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떤 새 행정부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토, 영향력 확장을 위한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미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초당적 지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반대하며 자신이 재선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해왔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다음 미 대통령으로서 전쟁을 끝내겠다"고 재차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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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펀안보포럼은 미 싱크탱크 애스펀연구소 주최 연례 회의로 올해 15회를 맞았다. 미국과 세계 주요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학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 안보를 주제로 논의한다.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열린 올해 애스펀안보포럼엔 블링컨 장관은 물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도 참석했다.
특히 이번 포럼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대선후보 사퇴 요구가 거센 와중에 열려 미 고위 관료들의 바이든 관련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폴리티코는 "외교·안보 수장 3인 설리번, 브라운, 블링컨은 그간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지만 이례적으로 바이든을 적극 옹호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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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취재진으로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에 관련 질문을 받고 "나는 바이든이 대통령으로서 매우 잘하고 있으며 계속 매우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이것이 그가 대통령직에 출마한 이유"라고 말했다.
브라운 합참의장도 관련 질문에 "내가 대통령을 만났을 때마다 그는 항상 진지했으며 매우 예리한 질문을 던지고 결정했다"고 답했다. 또 그는 "미국·유럽이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에 대한 신뢰가 위태로워지고 다른 침략자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부정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공언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폴리티코는 블링컨 장관은 "포퓰리즘 확산에 따르면 안보 문제"를 경고했다며 이는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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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포럼에선 미 당국의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이란·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방위 산업 기반을 계속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합참의장은 미·중 충돌 관련 질문에 "만약 중국이 대만을 접수해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미국이 승리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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