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오후 주중 베트남대사관을 찾아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별세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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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베이징의 베트남대사관을 방문해 응우옌 푸 쫑(80) 공산당 서기장(권력 서열 1위)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시진핑이 외국 지도자의 빈소를 직접 찾아간 것은 2016년 베이징 쿠바 대사관에 마련된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 조문소 방문 이후 처음이다.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격 사망했을 당시에는 차관급인 마자오쉬 부부장이 일본 대사관을 찾아 조문했고, 시진핑은 조전만 보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은 이날 오후 4시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외교부장(장관) 등과 함께 주중 베트남대사관을 찾았다. 시진핑은 응우옌 푸 쫑의 영정사진 앞에서 세 번 허리를 굽힌 뒤 조문록에 메시지를 남기고 팜 싱 무이 주중 베트남 대사와 면담했다. 조문록에는 “베트남 인민의 걸출한 지도자, 중국 인민의 위대한 친구 응우옌 푸 쫑 동지를 침통하게 애도한다”고 썼다. ‘위대한 친구’는 피델 카스트로의 조문록에는 담기지 않았던 표현이다.
시진핑을 포함해 중국의 이인자 리창 총리, 자오러지·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 등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이 대사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조화를 보냈다. ‘호찌민 이후 베트남 최고 권력자’라는 평가를 받아온 응우옌 푸 쫑은 지난 1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인도·태평양에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국은 같은 공산 국가인 베트남의 관계를 중시해왔는데, 응우옌 푸 쫑은 영토·영해 분쟁 속에서도 섬세하게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시진핑이 집권 3기를 확장한 이후 그는 외국 지도자 최초로 중국을 방문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시진핑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그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운명공동체 구축을 공동 선언했다. 응우옌 푸 쫑은 ‘대외 불간섭’ 노선을 고수하면서 신장·위구르와 홍콩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에 대해서도 공개 언급하지 않았다.
일부 중화권 언론들은 시진핑이 지난 15~18일 열린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 기간에 불거진 본인의 ‘건강 이상설(說)’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빈소에 방문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로 이날 중국 국영 CCTV의 뉴스 화면에서는 4분에 걸쳐 시진핑이 대사관 2층의 빈소로 올라가거나 정상적으로 걷는 모습 등이 담겼다. 시진핑의 건강 악화 의혹이 퍼진 것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게재한 1만자(字) 분량 기사 ‘개혁가 시진핑’이 중국 인터넷에서 삭제되고, 3중전회 사진과 영상이 예년보다 늦게 공개되는 등의 이례적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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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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