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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과거 우상의 귀환… '최강야구'는 어떻게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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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최강야구', 세 번째 시즌에서 인기 대폭 상승
최고 시청률과 전 시즌 13경기 매진까지 '겹경사'
'최강야구'의 끝나지 않은 전성기, 비결은?
한국일보

'최강야구'가 또 직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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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가 또 직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는 전 시즌 13번째 매진 소식이다. 낭만이 가득한 취지와 의도가 시청자들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 1년 150회 이상의 훈련을 소화하는 진정성이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방송용 야구가 아니라 진짜 야구를 한다는 점이 '최강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점차 느는 이유다.

최근 2030세대 여성들이 프로야구 문화에 빠져들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본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JTBC '최강야구'다. 최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FUNdex)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강야구'는 7월 2주차에 1위에 오르면서 올해 6번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22년 첫 시즌을 시작해 2년째 인기를 상승시키는 중이다. 랭키파이 넷플릭스 예능 차트에서는 '돌싱글즈5' '조선의 사랑꾼' '미스터리수사단'을 제치고 왕좌를 수성했다.

2022년 첫 시즌을 토대로 2023년, 2024년까지 1년에 한 시즌을 운영하고 있는데 화제성이 매년 더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특이점이다. 지난해에는 평균 3%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시즌 내 6번의 직관 경기를 모두 매진시켰고 온·오프라인 두 마리 토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해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일구대상·'KBO 골든글러브' 특별활약상·'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방송비평상'에서 예능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박용택은 수상 소감으로 "야구계에서는 새로운 팬의 유입이 고민인데, 우리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라고 전하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음을 보였다.

박용택의 말처럼 '최강야구'는 야구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과 호평에 힘입어 올해에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가입가구 수도권 기준 최초로 4%를 돌파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번 시즌 5경기 연속, 전 시즌 13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우면서 '최강야구'에 대한 팬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최근 진행된 최강 몬스터즈와 연세대학교 야구부의 직관 티켓 예매를 위한 동시 접속자 수는 15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최강야구'의 최강몬스터즈는 7할이라는 승률을 넘지 못하면 프로그램 폐지라는 설정을 토대로 선수들의 끈기와 열정을 조명한다. 야구 자체를 사랑하는 팬들의 호응도 크지만 유입이 높다는 것은 프로야구와 '최강야구' 양쪽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현존하는 구단들은 젊은 세대를 잡았고 방송은 화제성을 껴안았다.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다가 '최강야구'를 좋아하게 됐다는 40대 직장인 A씨는 본지에 '최강야구'의 재미 요소를 꼽았다. A씨는 모든 시즌을 통틀어 총 6번 직관을 다녀올 만큼 열혈한 애청자다. 먼저 A씨는 "장시원 PD는 늘 낭만을 건드리는 작품을 잘 만든다. 남자들의 낭만이 있다. '도시어부'도 낚시라는 테마, '강철부대'의 군대 테마가 그렇다. '강철부대' 이후 남자들의 로망이 여자들에게도 어필됐는데 '최강야구'도 그와 같은 결이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여자들까지 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성기를 겪은 야구 선수들이 은퇴한 후에 다시 모여서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나는 여전히 야구를 할 수 있고 열정과 사랑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내며 흘린다. 그렇게 모인 이들이 기어이 승리하는 것을 보고 짜릿함이 있다"라고 짚었다. 실제 야구 경기에선 보지 못했던 비하인드 장면까지 생생하게 담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능적인 부분과 스포츠의 재미를 동시에 전달하는 것이다. A씨는 이어 "또한 아마추어 팀에서 젊고 출중한 선수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크다. '영건'에 속하는 선수들이 프로야구로 드래프트 됐을 때, 또는 좌절했을 때의 서사가 감정을 자극한다. 영건들과 레전들 선수들이 교류하면서 야구를 매개로 끌어주고 존경하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라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일보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올해 세 번째 시즌에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JTBC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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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최강야구'의 인기가 유명 선수들의 출연과 편성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프로리그에서 알아주는 유명 선수들이 은퇴 후에도 계속 야구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 유명 선수가 아니더라도 부상, 부진 등으로 아쉽게 은퇴한 선수들까지 나오니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반가움까지 자아내는 요소"라고 밝혔다. 올해 '최강야구'에 '입덕'했다는 30대 여성 B씨는 "프로야구는 진입장벽이 높다. 반면 '최강야구'는 접근성도 좋고 야구 룰에 미숙해도 보는 재미가 있다. 선수들의 서사가 (활동 시절) 이미 만들어졌기에 캐릭터를 보는 느낌도 있다. 유튜브로 시작해 직관도 다녀오게 됐다"라고 전했다.

공통된 요소로는 친절함이 꼽혔다. 야구를 모르는 시청자들일지라도 유입이 가능하도록 야구 룰 등 기본적인 설명을 자막 등으로 친절하게 설명한다. 기존 야구 팬과 야구를 잘 모르는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러한 인식이 잡히면서 '최강야구'는 남녀노소 세대가 시청하는 예능이 됐다.

특히 편성 또한 전략적으로 운용됐다. 통상적으로 월요일은 야구 없는 날인데 '최강야구'는 월요일 편성으로 기존 야구 팬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야구 팬들이 일부 탄탄한 시청자층이 되리라는 연출자들의 전략은 어느 정도 통한 셈이다. '최강야구'의 직관과 프로야구 직관과 다른 점은 세대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은퇴한 선수들을 한때 응원했던 팬들이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옛 우상을 응원하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게임 한 게임의 승패 속에서 '최강야구'가 전하는 낭만이 올 여름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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