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 영화촬영소 착공식 때 만난 사람들이 ‘올해 칸영화제(경쟁부문)에 출품작이 한 편도 없어서 한국 영화 위기다’라고 하던데요. 부산영화제를 칸영화제처럼 만들면 됩니다. 우리는 (외국 주요 신작 영화의) 테스트 베드(관객 반응 가늠터) 국가예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평가해주는 곳이 한국입니다.”(유인촌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직원·재학생과 간담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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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를 찾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재학생들과 간담회 도중 “우리 영화 산업 미래는 분명히 괜찮아질 것이다. 우리 스스로 한국 영화 수준이 높다는 걸 자각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를 이끄는 영화인들에게 큰 열정이 있고, 우리 영화 산업 미래인 여러분이 있어 앞으로 더 괜찮아질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마당을 잘 깔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은 물론 주목할만한 시선·비경쟁·미드나이트 스크리닝·칸 프리미어·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한국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미드나이트 스크리닝)가 유일했다. 지난해 ‘거미집’(비경쟁), ‘화란’(주목할만한 시선) 등 5편이 칸영화제에 초청되고, 2년 전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가 각각 감독상(영화 ‘헤어질 결심’)과 남우주연상(‘브로커’)을 받은 것과도 크게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서는 한국 영화 위기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에 유 장관은 칸영화제 성적만으로 낙담하기보다 한국 영화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란 자긍심을 갖고 부산국제영화제 위상도 키워나가면 된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그는 이지은(41기·연출 전공) 학생이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 갔다가 영화를 배우고 싶어서 3년 전 한국에 왔다. (KAFA 출신인) 봉준호 감독의 말대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 자체가 세계적인 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재미 교포 감독들의 (훌륭한) 영화를 봐도 그 영화에 흐르고 있는 우리 정서가 있고, K팝 아이돌 노래도 사실 서양 음악인데 우리 정서가 담겨 있어서 좋아하는 것”이라며 “우리 문법이 이미 국제 무대에서 통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19일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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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부산지역 영화산업 관계자들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 폐지 방침으로 인한 영화발전기금 축소 우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유 장관은 "영화발전기금 축소가 아니다. 그대로 있다. 국민 부담을 덜어주려고 간접세 같은 것을 없애는 차원에서 입장권 부과금을 폐지하는 것일 뿐 영화발전기금은 정부 예산으로 보전한다”며 “그렇게 이야기해도 안 믿으니 홍보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부과금 폐지 문제는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이라 지금으로선 확실히 얘기하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전날 부산 기장군 기장도예촌에서 열린 부산촬영소 착공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축사에서 “영상 중심 도시 부산을 만들어가는 일환으로 촬영소까지 완공되면 우리나라 영화산업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영화의 중심은 물론 동남아시아, 나아가 세계 영상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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