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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친정팀 상대 무사사구 호투→1381일 만의 선발승..."기회 받았으니 잘 준비하겠습니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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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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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대체 선발 임무를 맡게 된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김도현이 친정팀을 상대로 선발승을 맛봤다.

김도현은 1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선발승을 따냈다. 김도현의 선발승은 한화 시절이었던 2020년 10월 7일(광주 더블헤더 2차전) 이후 1381일 만으로,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팀은 KIA였다.

투구수는 68개(스트라이크 43개, 볼 25개)로, 구종별로는 직구(24개), 슬라이더(15개), 커브(14개), 체인지업(10개) 투심(5개) 순이었다. 직구 최고구속 및 평균구속은 각각 153km/h, 151km/h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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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의리, 윌 크로우에 이어 윤영철까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이의리와 크로우의 부상 이후 황동하, 캠 알드레드로 공백을 최소화했지만, 윤영철의 부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대체 선발 때문에 긴 시간 동안 고민해야 했다.

KIA는 당초 김건국에게 선발 기회를 주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윤영철의 공백이 길어질 것으로 판단하면서 김건국이 아닌 김도현을 대체 선발로 낙점했다. 김도현이 시즌 초반부터 불펜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만큼 선발투수로서 최대한 길게 마운드를 책임졌으면 하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었다.

이날 김도현의 예정 투구수는 60~70구였다. 김도현에게 큰 걸 바라지 않았던 코칭스태프는 이미 김사윤을 두 번째 투수로 내보내는 것까지 구상한 상태였다.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도현이가 등판한 경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분간 도현이가 로테이션을 돌아야 하는 만큼 투구수를 끌어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점수나 이런 부분을 신경 쓰지 않고 6~70구를 던질 수 있도록 몸 상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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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김도현은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으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2회말 1실점하면서 잠시 흔들렸지만, 곧바로 안정감을 찾은 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졌다.

3회말 이후 추가 실점 없이 투구를 이어가면서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고, 60구를 넘긴 뒤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결국 5회말까지 책임지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IA는 타선과 불펜의 활약으로 7-3 승리를 거두면서 김도현에게 선발승을 안겼다.

경기 후 김도현은 "친정팀이라는 생각 없이 똑같이 상대하려고 했고,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좋다"며 "더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보다 한 이닝씩 끊어가자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5이닝을 던져서 너무 좋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또 김도현은 "경기 중에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솔직히 내가 해야 할 걸 하느라 바빴는데, 호수비가 나왔을 때 계속 박수를 쳤다. (호수비가) 힘이 됐던 것 같다"며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내야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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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은 5이닝 내내 꾸준히 구속을 유지하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을 당한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김도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만큼 상대 타자들도 김도현의 구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김도현은 "(페라자의 동작을) 보지 못했다. 다시 봐야 할 것 같다"며 "구속은 딱히 생각하지 않는다. 힘이 있을 때 한 번씩 155km/h까지 던져보고 싶긴 한데, 지금은 컨트롤 등에 좀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보완해야 하는 점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도현은 "마지막 이닝에 형들이 힘이 떨어졌냐고 하더라. 나도 뭔가 때리는 느낌이 줄어든 것 같았다. 그런 걸 잘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윤영철의 부상 이후 선발 등판 통보를 받게 된 김도현은 어떤 심정으로 경기를 준비했을까. 그는 "만약 2군에 있다가 (1군에서) 선발로 나오라고 했다면 좀 긴장했을 것 같은데, 계속 1군에 있다가 적응했기 때문에 긴장하진 않았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이었다"며 "긴 이닝을 던지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다. 5회말 무사 안치홍 선배를 상대로 3볼 상황에서 볼넷을 주면 좀 그럴 것 같아서 더 집중해서 던졌고,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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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김도현은 조금씩 투구수를 끌어 올릴 예정이다. 사령탑은 최종적으로 시즌 종료 전까지 김도현이 100구까지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를 만드는 걸 바라고 있다.

김도현은 "차근차근 계속 던지면서 투구수를 늘려가야 할 것 같다"며 "불펜보다는 선발이 체질인 것 같다. 일단 감독님께서 (선발)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선발 쪽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어떻게든 자리를 차지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대전, 유준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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