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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도 '현역 1호' 목소리 냈다…박지성-박주호 지지 선언→축구협회 향한 '쓴소리' 들불처럼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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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홍명보 감독 밑에서 주장을 맡아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했던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이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쓴소리를 가했다.

구자철은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사가 정말 오해의 소지가 있게 나왔다. 난 기자분들에게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 나도 무조건 협회의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가면 솔직히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구자철은 김포와의 코리아컵 8강 원정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최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논란에 대해 말을 꺼냈다. 인터뷰 당시 해외파, 국내파의 조화를 강조했던 것으로 보였으나 구자철은 이를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하루 빨리 협회의 행정이 제자리를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밝힌 구자철은 "(박)지성이 형, (박)주호 형의 의견을 무조건 지지한다. 그전에도 대화를 자주했고, 오늘도 연락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최근 협회를 향해 쓴소리를 가감 없이 날렸던 박주호와 박지성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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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이 박지성과 박주호의 손을 들어줬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 논란의 중심이 된 홍명보 감독과는 대표팀에서 깊은 사제 인연을 맺었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구자철은 홍명보 감독과 함께 2009년 이집트에서 개최된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을 경험했고, 런던 올림픽에서 주장을 맡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2-0을 만드는 쐐기골을 넣어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적이 있다.

홍명보 감독과의 인연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구자철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도 월드컵 직후 여러 논란이 불거지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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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구자철은 유럽에서 커리어를 쌓는 데 집중했다. 2011년 제주를 떠나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해 당시 해외파로 활동했었던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 등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고, 2019년 카타르 알가라파로 둥지를 옮겨 2년간 중동 무대를 경험했다. 2021년 제주로 복귀한 구자철은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당시 문제가 됐었던 해외파와 국내파 간 갈등을 직접 겪었던 구자철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해외파와 국내파의 조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루만에 이를 직접 정정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의 부실 행정이 한국 축구 미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 박지성과 박주호의 의견에 지지를 표명했다.

박주호는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의 뒤를 이을 정식 감독으로 홍명보 전 울산HD 감독을 내정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선임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점들을 낱낱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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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촬영 도중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기사가 발표된 것을 파악한 후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듯 '진짜로?'라고 되물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던 박주호는 "몇몇 (위원)분들이 국내 감독이 돼야 한다더라. 어떻게 보면 빌드업이었다. 회의 시작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이어갔다. '국내 감독이 이제 해야 하지 않아?'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왜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외국 감독한테는 다 따지면서 국내 감독한테는 아예 없다. 그냥 다 좋다였다"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국내 감독을 내가 반대하는 게 아니다. 게임 플랜을 계속 얘기하는데 게임 플랜과 우리 방향성이 맞는 감독이어야 협회도 말할 수 있다. 협회가 그러면 '기술철학'을 발표해선 안됐다"라며 "계속 홍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홍 감독이 고사를 했다는 데도 후보군에 계속 있었다. 김도훈 감독도, 안한다는 사람도, 300억원이 필요한 아모림도 12인에 들어갔다"라고 이어갔다.

또 전력강화위원회가 아닌 이임생 기술이사가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했다. 박주호는 "홍 감독이 고사한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투표했다. 그래서 어느정도 홍 감독이 높은 순위에 있었다. 지금도 비슷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절차가 진행된 게 아니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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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공개 후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축구협회는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냈다.

박주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라며 박주호의 발언으로 인해 언론과 대중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치우친 자기 시각에서 본 이러한 언행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자체는 물론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어, 우선적으로 지난 5개월간 함께 일해온 나머지 전력강화위원들에게도 사과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지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며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가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서 비밀유지 서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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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박지성이 박주호를 지지하고 나섰다. 박지성은 최근 한 문화행사에 참여해 "가장 먼저 슬픈 감정이 든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라며 "대표팀의 위기라서 한국 축구의 위기라고 생각 안 한다.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진짜 위기인데 지금 근간이 흔들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는 "외부의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장님 스스로 선택하셔야 한다"라며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또 후배들에게는 "선배로서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 축구의 변화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 대해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 게 확실하기에 누군가는 결단을 내려야 할 거고, 그 해결책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제시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최악의 상황을 면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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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 내부고발을 한 박주호에게도 좋은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와도 결국 그 행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올바른 시스템이 있지 않으면 결국 들어온 좋은 인재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인재를 제물로 써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부임 초반부터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한 홍 감독을 향해서는 "(사퇴 가능성)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솔직히 처음이어서 이게 어떤 결과를 맞을지는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라며 "결국 감독 선임을 하느냐 마느냐, 지금 했지만 번복을 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홍명보 감독님과 협회의 결정이다"라고 짚은 바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홍명보호 1기 핵심 중의 핵심이었던 구자철도 등을 돌리면서 이른바 '런던 세대' 멤버들에게도 불이 붙을 가능성이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SNS, 캡틴 파추호, 대한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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