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희, 부천국제영화제 찾아
‘사의 찬미’ 상영후 관객과 대화
13일 관객 대화 시간에 배우 장미희가 영화 ‘사의 찬미’에 출연할 당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배우 장미희(66)는 영화 ‘사의 찬미’(감독 김호선, 1991)에서 비운의 가수 윤심덕을 열연해 강력한 경쟁자였던 배우 김지미를 제치고 1992년 제30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때의 감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수상 소감이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아름다운 밤이에요”다. 장미희에게 아름다운 밤을 선사했던 영화 ‘사의 찬미’는 청룡영화상·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도 안겼다.
그 후 30여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로 지난 13일 경기 부천시청에서 진행된 관객 대화 시간에 다시 ‘사의 찬미’를 본 그는 “30년 전 제 연기를 보니 초반은 저도 좀 오글거렸다”며 “그래도 중간쯤 점점 나아지다 끝날 때쯤 되니 안도가 됐다”고 했다. 데뷔 49년 차 배우는 객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아는 게 연기밖에 없으니 이것 외에는 잘 안 되네요, 앞으로는 더 낫게 해볼게요”라고 말했다. 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졌다.
친언니가 오디션 지원서를 내준 ‘성춘향전’(감독 박태원, 1976)으로 데뷔한 장미희는 정윤희, 유지인과 ‘1970년대 트로이카’로 꼽혔다. 청순한 소녀의 매력과 성숙한 여인의 매혹을 동시에 가진 드문 배우였다. 장미희는 이날 관객 질문에 “저는 시대를 앞선 신여성, 능동적인 여성을 주로 선택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은 최근작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2018)로까지 이어졌다. 장미희는 “배역을 맡았을 땐 ‘왜 이 시기에, 왜 내가, 왜 이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기를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자연의 이치는 완성되면 쇠퇴하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제가 들어가서 만개할 수 있는 배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정선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