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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전남 모 중학교 교장 갑질 “심각한 모욕” vs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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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욕설·갑질 일삼아”, 교장 “전부 거짓”

전남 지역 모 중학교 교장이 행정실장에 대해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전남교육청 지부는 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 모 중학교 교장은 학교 행정실장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며 “해당 교장은 행정실장을 향해 ‘같이 근무 못 하니 오는 9월에 나가라. 주제 파악 좀 해라’며 모욕을 줬고, 몸이 안 좋아 병가를 내겠다는 행정실장에게 ‘교육청에서 행정실장이 아파서 병가 내면 XXX야 한다’며 간접적인 욕설까지 퍼부었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교육청 지부는 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장 갑질을 규탄했다. 사진=전남교육청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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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교장은 행정실장의 지시를 어기는 특정 직원에게 복무 특혜까지 줬다. 해당 직원은 순환보직이 안되는 무기계약직으로 교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복무 혜택을 누렸음에도 그 직원의 상습적인 근무지 무단이탈이 방조 됐다”며 “특히 교장은 부정행위를 반대하는 직원을 향해 보복성으로 보이는 하위 점수의 근무평정을 주는 등 갑질 끝판왕이라 불릴 정도의 심각성이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밝혀졌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개적인 장소에서 행정실장을 향해 ‘공사 감독이나 똑바로 하라’고 질책하고 행정실장이 부당한 예산집행을 거부하면 교감이 배석한 자리에서 품의서를 찢고 모욕했다”며 “뿐만 아니라 교내 화단에 사적인 목적으로 양파를 재배한 후 일용인부 인건비와 농비 등을 학교 예산에서 집행하는 회계 비위까지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해당 학교장의 갑질 전수조사와 처벌, 치유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는 교육감 직속으로 구성된 전담 조사 조직 설치를 요구했다.

노조는 “갑질을 당한 행정실장은 매시간 고통 속에 지내고 있는데 교장은 도교육청 감사에서 주의 처분만 받았다. 도교육청의 갑질 대응은 지극히 수동적이고 온건한 것 같다”며 “조사와 처벌, 치유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는 교육감 직속으로 구성된 전담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장은 “노조와 행정실장의 주장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 양파도 저 혼자 심었고, 직원들을 동원해 재배한 적이 없다”며 “특정 직원이 누렸다는 혜택 주장도 말이 안 된다. 해당 직원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는 조건으로 채용된 직원이다. 이마저도 전임 교장에 의해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것으로 나하고는 잘 알지도 못하는 직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행정실장은 끊임없이 대화를 녹취한 후 그중 일부를 발췌해 문제로 삼는 것”이라며 “너무 억울해 법정 소송까지 생각했지만, 한 달 후 퇴직하는데 굳이 주변의 교직원까지 법정 싸움에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아 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에 대한 주의 처분은 종합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해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민원인의 요구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감사행정의 공정성과 적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밝힌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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