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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트럼프 안보책사 “재집권 후, 주한미군 철수도 감축도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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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플라이츠 인터뷰

조선일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미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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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9일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주한 미군 전면 철수는 물론 감축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트럼프가 1기 집권 당시 주한 미군 철수를 여러 차례 언급, 많은 한국인이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가 주한 미군을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버는 용병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트럼프 1기와 비교해 중국, 러시아, 북한 관련 상황이 달라졌다”며 “트럼프의 재집권은 한국의 안보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시진핑 독재 체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등으로 트럼프가 집권했던 2017~2021년에 비해 한국의 지정학적 역할이 더욱 커졌기에 주한 미군 감축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캠프의 주요 인사가 방한, 주한 미군 철수나 감축 가능성을 명확하게 부인하기는 처음으로 그의 방한 목적이 한국을 안심시키려는 데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트럼프의 귀환’이 한국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며 “트럼프 2기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1기 때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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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이 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핵무장에는 신중한 입장

플라이츠 부소장은 대북 문제와 관련, “트럼프가 당선되면 대북 특사를 임명하고 북한과 대화할 텐데, 이번에는 지난 1기와는 달리 한국·일본과 사전에 깊이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북한 문제에 대해 자주 전화하고 많은 대화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중단하는 일방주의 대통령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가 2기 때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플라이츠는 “지난해 초 윤 대통령이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으며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 회의가 열리게 됐다”며 윤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 또 “(바이든이 집권 중이지만)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 트럼프와 좋은 관계를 맺기 바란다”며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재집권 시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플라이츠는 “확장억제(핵우산)는 매우 중요하다. 원자력 사용에 대해서는 더욱 확대해 가야 하나 (핵) 확산 문제가 있다”며 “재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정부의 외교 안보 분야 참모로 지난 5월 방한한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가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세종연구소의 핵심 관계자는 “플라이츠가 트럼프의 외교 안보 구상을 담은 보고서를 책임 편집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초청으로 AFPI의 스티브 예이츠 선임연구원과 함께 방한한 플라이츠 부소장은 8일 외교부 김홍균 1차관을 만나고 현대차 그룹을 방문, 글로벌정책실(GPO)의 김일범 부사장, 우정엽 전무 등을 면담했다.

☞플라이츠는 누구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 (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부소장. AFPI가 지난 5월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해 출간한 보고서 ‘미 국가 안보에 대한 미국 우선주의 접근법’의 편집 책임자로, 트럼프의 핵심 측근이다. 트럼프는 2019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플라이츠를 비롯한 5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CIA 출신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하원 외교담당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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