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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토)

'전력강화위 위원' 박주호 "홍명보 내정 몰랐다…절차대로 된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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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유튜브 채널서 감독 후보 선출 과정 폭로
"논의는 없고 다수결 투표...이해할 수 없어"
"전력강화위는 필요 없다...5개월 간 무얼했나"
한국일보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자 전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가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서 지난 5개월 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폭로했다. 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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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자 전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가 "논의 대신 다수결로 투표를 했다"며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폭로했다. 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사실도 "몰랐다"고 말해 유명무실한 전력강화위원회의 실체를 드러냈다.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50여분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지난 2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된 이후 5개월 간 위원으로 활동했다.

박주호는 지난 3월 A매치를 앞두고 사상 초유의 '임시 감독 체제' 결정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주호는 "황선홍, 박항서, 김도훈 감독이 후보로 나왔다. 그런데 다수결로 어떻게 감독을 정하나? 투표를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표를 하는 게) 이해가 안갔다"며 "그래서 나는 왜 이 사람을 선택하는지 이유를 썼다"고 언급했다. 박주호는 당시 박항서 감독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황 감독의 임시 감독 부임엔 반대했다. 괜한 리스크를 지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 올림픽도 준비해야 하지 않나"며 "하지만 투표 결과 황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뽑힌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황 감독은 A대표팀 임시 감독을 겸직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면서 옷을 벗었다.

아울러 박주호는 유력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됐던 제시 마시 현 캐나다대표팀 감독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시 감독은 현 한국대표팀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시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한국 축구에 대해 관심이 많더라. 한국 축구 발전과 성향을 깊게 대화 나눴다"고 공개했다.

박주호는 마시 감독을 추천하는 과정에 "처음에 추천했을 때 (위원회 내에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마시 감독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박주호는 마시 감독과 협의가 결렬된 것에는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마시 감독을 컨택한 게 지난 3월 초반이었고, 이 사람은 항상 (한국대표팀 감독을) 한다고 했다. 그는 '나는 한국이다(한국 감독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마시 감독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을 지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과 협상하던 도중 결렬되자 캐나다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현재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4강 진출을 이끌었다. 10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 4강전을 앞두고 있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가 갈수록 국내 감독 선임에 힘을 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의 전부터 '국내 감독이 낫지 않아?' 하는 대화가 오갔다"며 "홍 감독이 높은 순위에 있었고, 홍 감독 임명 분위기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또한 박주호는 영상 녹화 도중 홍명보 울산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와, 진짜로? 와, 대박!"이라며 당황해 했다. 그는 "정말 몰랐다. 홍 감독이 계속 고사하셔서 아닌 줄 알았다"며 "전력강화위원회는 앞으로도 필요가 없다. 5개월 동안 무얼 했나 싶다. 허무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건 절차가 아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주호는 "그렇다면 정해성 전 위원장은 그간 해외로 나가 감독들을 왜 만났으며, 홍 감독은 그간 (감독직) 안 한다고 하다가 갑자기 한다고 하는 건 무엇인가. 도대체 설명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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