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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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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칸 이후…1년 기다린 '탈출' VS 개봉 앞당긴 '베테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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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무대에서 먼저 공개된 두 영화. 개봉에 이어 흥행 운명은 어떨까.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김태곤 감독)'와 '베테랑2(류승완 감독)'가 각각 올 여름 시장과 추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스크린에 걸린다. 최근 몇 년 간 이렇다 할 흥행의 맛을 보지 못했던 배급사 CJ ENM이 야심차게 결정한 개봉 시기인 만큼 그 계산이 맞아 떨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장르나 스케일, 스토리, 분위기 등 영화 자체의 색깔은 확연하고 다르고 개봉 운명도 달라졌지만, 부수적인 면에서는 닮은 점도 꽤 많다. 두 영화 모두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글로벌 영화인들에게 소개됐고,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금요일 개봉을 확정했다.

다만 '탈출'은 76회 칸영화제 공개 후 개봉까지 1년이 더 걸린 반면, '베테랑2'는 지난 5월 77회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칸 레드카펫을 밟은 후 당초 내정했던 개봉 시즌보다 일정을 훅 앞당겼다. 첫 반응과 첫 주 관객 동원력의 중요성을 따져 곧 바로 주말로 넘어가게 만드는 금요일 개봉은 공통의 모험이다.

잘 만든 작품이 아니면 외면 당하는 시대, 사전 기대치는 사뭇 다른 것이 사실이다. 예측을 넘어, 혹은 예측대로 '탈출'이 본격적인 여름 시장의 물꼬를 제대로 터 줄 수 있을지, '베테랑2'가 시리즈 쌍천만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 되고 있다.

◇올 여름 유일무이 대작 '탈출' 故이선균 남긴 재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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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빅4가 아닌 '빅1'의 주인공이다. 대작 몇 편으로 먹고 살았던 여름 극장가가 올해는 영화 한 편의 사이즈보다 양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그 중 모두가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가장 많은 돈까지 들인 작품이 바로 '탈출'이다. 순 제작비 185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일단 400만 명 대로 책정됐다. 무더운 여름 펼쳐지는 재난물에 고(故) 이선균의 유작 중 한 편이라는 특이사항도 있다. 예비 관객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키워드는 아니기에 영화의 힘이 어떤 작품보다 중요하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선적으로 고 이선균의 존재감이 강하다. 이선균은 차기 대선 후보이자 국가안보실장 직속 라인 안보실 행정관 정원으로 분해 매사 자신감이 넘치지만, 유학 가는 딸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도중 붕괴 직전인 공항대교에 갇혀 절절한 부성애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선균 이슈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지난해 76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추가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렸던 '탈출'은 당시 현지에서 받아 든 호불호 섞인 반응에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후반 작업에 착수한 작품이기도 하다. 빠른 개봉이 여의치 않은 시기였던 만큼 정식 개봉 전 할 수 있는 수정 보완에 매달려 보겠다는 입장이었고 전반적인 편집과 CG 등을 다시 손 봤다. 그렇게 개봉까지 꼬박 1년이 더 소요됐다.

칸 버전과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8일 진행되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예정. 공 들인 시간이 존재하기에 매 시즌 봐 왔던, 한국형 재난물이라는 장르에 대한 흥미 여부를 떠나 완성도에 대한 기대치는 열려 있다. '탈출' 측은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신선한 배우들의 앙상블, 현실감 넘치는 사상 최악의 재난 현장 등을 꼽았다. '새로운 재난 생존 스릴러의 탄생'을 자신한 '탈출'이 얼마나 새로운 현장을 관객들 앞에 내놓을지 주목된다.

◇12월→9월 일찍 만나는 '베테랑2' 시리즈 쌍천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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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를 향한 시선은 사뭇 다르다. 과장을 보태 '어화둥둥 복덩이 어서오세요' 수준이다. 2015년 개봉해 1341만 명을 동원한 전작 '베테랑'의 속편이라는 데 대한 신뢰도 남다르지만 9년 만에 나오는 '베테랑2' 자체를 기다린 설레임도 크다. 다시 뭉친 원년 멤버들이 새로움을 더했다. 9년 간 '범죄도시' 시리즈가 평정했던 나쁜 놈 잡는 경찰 자리를 '베테랑' 시리즈가 다시금 함께 꿰찰 수 있을지, 정해진 권선징악 스토리에 1000만 응원이 또 당연하게 뒤따를지 일단 나와 보라는 목소리가 높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여름에 개봉한 1편과 달리 2편은 겨울 개봉을 사실상 못 박아 두고 있었지만 '잘 빠진' 작품 탓에 개봉을 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결단이 내려진 케이스다. 칸으로 향하기 전부터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됐다"는 만족감이 터져 나왔다는 '베테랑2'는 성공적인 칸 상영 후 9월 13일 개봉을 공표했다.

황정민은 최근 JTBC엔터뉴스와 진행한 백상예술대상 수상 인터뷰에서 '베테랑2'에 대해 살짝 귀띔하며 "해외 관객들이 한국 무대에 최적화 돼 만들어진 '베테랑2'의 몇몇 포인트를 잘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내심 걱정했다. 우리끼리는 '한국 가면 수정을 좀 해보자. 대사도 바꾸고 내레이션도 깔아 보자'는 논의도 했는데, 막상 리뷰를 보니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느낌,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캐치했더라. 류 감독도 흡족해 했다. 한국 관객들은 더 재미있게 봐 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좋아했다.

실제 '베테랑2'는 오락성이 돋보였던 전편에 비해 무게감과 깊이감이 다소 짙어졌지만 그 만큼 더 명확하고 확실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후문이다. '오락적인 액션, 예리한 심리적·사회적 탐구가 결합된 연출력'(The Hollywood reporter) '더 탄탄해진 스토리텔링,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경험'(South China Morning Post) 'Z세대를 위한 '살인의 추억'' 등 외신과 평단의 호평이 뒤따른 이유다. 무엇보다 비주얼·유머·액션의 3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극찬 속 이른바 '계단 격투신'에 대한 언급이 쏟아졌다. 한층 다크해진 '베테랑2'의 다크호스는 다름 아닌 새 멤버 정해인. 상반기 '파묘' '범죄도시4'를 잇는 하반기 흥행 보험이 아닐 수 없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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