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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만난 오르반 자격은? “EU 의장국” vs “헝가리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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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12월31일까지 6개월간 EU 의장국

푸틴 “EU 의장국으로 방문한 것으로 이해”

독일·EU “헝가리 총리 자격… EU와는 무관”

‘유럽의 이단아’로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 가운데 오르반의 자격을 놓고 설전이 일었다. 헝가리는 7월1일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유럽연합(EU) 의장국 역할을 한다. 푸틴은 오르반이 “EU 의장국으로서 왔다”며 반긴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오르반은 헝가리 총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헝가리는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대러 제재 동참을 거부한 채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 서방 진영 내부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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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왼쪽)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헝가리는 올해 하반기 EU 의장국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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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모스크바를 찾은 오르반과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앞서 오르반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온 직후인 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오르반은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고 싶다”며 “헝가리는 유럽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휴전과 평화 협상 개시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푸틴은 “러시아도 휴전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남부 영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것만이 평화의 조건이라고 답했다.

눈길을 끄는 건 양국 모두 헝가리가 현재 EU 의장국임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오르반은 EU 의장국으로서 ‘평화 임무’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역시 “(오르반이) EU 의장국으로서 왔다고 이해한다”며 오르반을 통해 EU 회원국들 입장도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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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궁을 찾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왼쪽)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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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EU를 이끄는 지도국에 해당하는 독일이 발끈하고 나섰다. dpa 통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EU의 외교정책이 오르반에 달려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르반의 러시아 방문은 헝가리가 EU 의장국이란 점과 무관하게 헝가리 총리로서의 활동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EU의 외교부에 해당하는 대외관계청(EEAS) 또한 성명에서 “이번 회담은 순전히 헝가리와 러시아 간 양자관계의 틀 안에서 이뤄졌다”고 밝혀 오르반이 EU를 대표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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