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관세폭탄 맞서 中 이번엔 EU '브랜디'에 보복

핵심요약

中 당국, 브랜디 반덤핑 조사 관련 청문회 소집
조사 속도내며 전기차 고율관세 부과에 맞대응
EU산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 착수

선적 기다리는 중국산 전기차.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0%에 육박하는 관세 부과를 5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하며 보복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5일 홈페이지를 통해 "앞서 1월 5일 EU산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무역구제조사국은 오는 18일에 (관련) 청문회를 소집한다"고 공지했다.

상무부는 지난 1월 발표 당시 반덤핑 조사 대상으로 '200L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를 증류해 얻은 증류주(브랜디)'를 거론하며 코냑 등 프랑스산이 중심이 된 EU산 브랜디를 정조준했다.

상무부는 그러면서 "조사과정의 공정성, 공평성,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르텔, 헤네시 등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신청에 따라 관련 규정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키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청문회를 통해 이들 제조사의 의견이나 요구를 일부 수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보다는 반덤핑 조사 과정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일 것으로 관측된다.

청문회 개최 등 중국이 EU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 속도를 높이는 것은 EU 집행위원회가 이날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7.6%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데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은 EU산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보복조치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17일부터 EU산 돼지고기와 부산물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중국은 지난해 해당 품목을 33억 달러(약 4조 6천억 원)어치 수입했다.

이밖에도 중국 자동차 업계가 최근 상무부에 EU산 대형 휘발유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서는 등 EU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종 확정관세 부과 결정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EU는 오는 11월 이후 27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잠정 관세를 향후 5년간의 확정관세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확정관세가 시행되려면 EU 전체 인구의 65%를 대표하는 최소 15개국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중국의 보복조치를 우려하고 있는 국가들도 상당수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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