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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스타★톡톡] 탕웨이 "감독 김태용은 존경, 남편 김태용은 못 말리는 '딸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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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영화 '원더랜드'서 바이리 역 열연 탕웨이

"AI 다뤘지만 따뜻하고 희망적

실제 딸과 친구처럼 놀고 소통

김태용 소년 같지만 어른 같기도

여러 감독님들덕에 연기 성장"

“저는 생각하고 파고들게 하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원더랜드를 좋아합니다. 김태용 감독님의 영화적 성격 중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배우 탕웨이가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화는 첨단 기술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를 가능케 하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원더랜드에서 잠시나마 사랑하는 이들과 재회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가상의 만남이 주는 위안과 현실의 경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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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랜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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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는 이번 작품에서 뜻하지 않은 죽음을 앞두고 사후 자신을 인공지능으로 복원시킨 워킹맘 ‘바이리’로 분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탕웨이와 만났다. 그는 영화에 대한 소감과 촬영 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원더랜드 이전에도 인공지능을 소재로 하는 작품은 많았다. 이번 작품의 매력은.

“삶에서 AI가 계속 발전하는 것을 보며 한편으로는 ‘두렵다’고 느끼지 않나. 실제로 그동안 AI를 다룬 영화들은 대개 어둡거나 뭔가 부정적인 일이 생긴 것을 다룬 게 많았다. 반면 김태용 감독은 생활에서 오는 따뜻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게 김태용 영화의 세계다. 실제 영화 보신 분의 평론을 봤더니 원더랜드는 AI를 다룬 어둡고 폭력적인 다른 영화들과 달리 따뜻하다고 하더라. 그게 우리 영화가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원더랜드에는 진실함, 따뜻함, 희망이 녹아 있다.”

-김태용 감독이 2016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켜봤다고 했다.

“원더랜드는 촬영할 때까지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간 작품이다. AI는 발전하는 분야지 않나. AI가 발전하면 감독님의 시나리오도 업데이트 됐다. 그 사이에서 인물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보여줄지, 그런 과정을 지켜봤다. 김태용 감독은 사고의 변화가 큰 사람이다. 이 작품을 시작할 때에도 어떤 변화를 가지고 어떻게 할지 기대되더라. 김태용 감독은 호기심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다. 궁금증은 해소해야 하고, 궁금한 분야도 굉장히 다양하다. 저도 호기심이 강한 편이라 우리가 처음 알게 됐을 때부터 둘 사이에 공통화제가 생기면 끊임없이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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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감독, 박보검, 니나 파우, 탕웨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탕웨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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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에서 김태용 감독과 어머니의 관계가 엿보이는 부분도 있었나.

“하나도 보여지지 않았다(웃음). 왜냐하면 아들과 엄마, 부자와 모녀 관계는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나와 친엄마와의 모습이 많이 담긴 것 같다. 특히 영화 속 바이리의 엄마 ‘화란’ 역할을 맡은 배우 니나 파우가 작품에 함께한 게 행운이었다. 배우와의 호흡 속에서 친엄마와의 관계가 많이 떠올랐다. 주변 분들도 (본인의) 친엄마와 니나 파우 씨가 눈빛, 선량하고 발랄한 모습 등이 무척 비슷하다고 했다. 니나 파우 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영국에 계셨다. 이번 영화에 나와 달라 부탁하니 ‘하오’ 한마디 하셨다(웃음).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국까지 오시는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영국에서 홍콩으로, 홍콩에서 2주간 체류해 허가받고, 다시 한국으로 와 격리를 거쳤다. 42일이나 걸렸다. 시사회 전에도 김태용 감독과 함께 영상통화하며 안부를 물었다.”

-실제 엄마로서의 탕웨이는.

“바이리의 생전 모습보단 AI가 된 바이리의 모습과 더 가까운 것 같다. (나는) 엄마같지 않은 엄마다. 아이랑 매일매일 노는 걸 좋아한다. 같이 최대한 많이 논다. 연기를 하면서도 극 중 딸인 ‘바이지아(여가원)’와 딸 썸머와 놀 때처럼 같은 눈높이에서 친구처럼 놀고 소통하는 장면을 담아내려고 했다. 여가원도 훌륭한 배우다. 바이지아 역을 뽑는 데 5명의 배우가 남았을 때부터 오디션에 함께 했다. 여가원의 선량하고 열린 듯한 눈빛이 좋았다. 나는 아역 배우들이 역할에 발탁되기 위해 연기하는 게 두렵다. 여가원에겐 그런 게 없었다. 현장에서도 항상 ‘탕웨이 마마’라고 부르고, 달려와 안길 것 같은 느낌이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웠다.”

-바이리와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원더랜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가.

“고민하는 부분인데, 자꾸 바뀐다. 원더랜드 서비스는 어떻게 보면 치료약이 아닐까 싶다. 병에 걸렸을 때 약을 쓰듯 마음의 치료를 받는 셈이다. 이는 병이 치료되고, 에너지가 생기면 끊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은.

“수지와 박보검이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장면을 너무 좋아한다. 누가 봐도 판타지 같고, 거리감이 느껴지는데도 짧은 시간에 환상이 현실적으로 와닿는 경험을 했다.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물거품 같을 수도 있지만 너무나 현실같은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그 장면을 좋아한다. 너무 좋을 때 ‘시간이 여기서 멈추면 좋겠어요’ 하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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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랜드' 속 바이리로 분한 배우 탕웨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바이리처럼 배우가 아니라 해보고 싶은 직업이 있나?

“원더랜드 서비스 안에서 바이리가 고고학자가 되지 않나. 이는 사실 예전의 꿈이다. 고고학자의 꿈을 꾼 적도 있다. 감독님이 내 꿈을 실현시켜 주셨다(웃음).”

-원더랜드의 따뜻함, 어디서 온 것 같나.

“김태용 감독의 가족이 아닐까. 정말 화목하고 따뜻한데, 마치 이 영화 같다. 개인적으로는 ‘빅 패밀리’, 대가족의 느낌을 좋아한다. 중국은 어느 시기가 되면 고향을 떠나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산다. 반면 태어나서 처음 한국에 와서 김태용 감독과 살면서 ‘이렇게 많은 가족들이 이렇게 친하게 어울려서 놀 수 있구나’를 경험했다. 한번은 가족들과 성묘 다닐 때 차라리 버스를 대절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를 제안했다. 진짜 대절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감독 김태용과 남편 김태용으로서의 매력은.

“정말 다르다(웃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선 감독으로서는 너무나 존경하는, 우러러 볼 수 있다. 영화를 만들 때에는 가끔 개구쟁이 남자아이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거 내가 찾았어요’, 하며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고 자랑스러워한다. 집에서는 딸을 너무 좋아한다. 딸 바보의 극치다. 아빠로서 김태용은 굉장히 참을성 있게 끝까지 아이의 이야기를 받아주고 들어준다.”

-배우로서 자신만의 분위기를 구축하면서도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생활의 과정, 내 안에 있는 모습을 끄집어내준 감독님들 덕에 한 걸음씩 올 수 있었다. 제 연기도 한 단계씩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저 역시 저의 ‘다음’이 기대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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