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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부부관계 위해 왁싱" 거짓말한 남편…'이혼' 대비 증거 수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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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예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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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생활비, 육아 휴직비와 생일 선물까지 '반반'으로 나누다 갈등이 깊어졌다는 부부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난다.

1일 밤 10시 40분 방송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요즘 결혼 트렌드인 '반반 결혼'을 한 '계약 부부'가 등장한다. '반반 결혼'이란 결혼 준비부터 가사와 육아, 생활비까지 결혼에 대한 모든 돈과 시간을 반반 나누는 것을 뜻한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계약 부부'는 신혼을 즐겨야 할 결혼 1년 차지만 이사와 집 계약, 생일 선물 등 크고 작은 사건에서 다툼이 일어나면 마지막에 '결혼생활 합의서'를 꺼내며 새로운 항목을 쓴다.

사연 신청자인 남편은 "(아내가) 싸우면 번번이 헤어지자는 말을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현재는 하우스 메이트 같은 느낌이 있는데 원만한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아내는 "남편이 신뢰 가는 행동을 해주면 좋겠다"며 출연 이유를 밝힌다.

'각서'와 '증명'으로 뭉쳐진 두 사람의 일상을 지켜본 MC들은 연신 "부부 같지 않다"며 탄식을 자아낸다.

공개된 일상 영상 속 남편과 아내는 서로 개인 시간과 집안일을 철저하게 반반씩 나눠 배턴 터치하며 일을 처리한다. 남편이 퇴근하자 아내가 운동을 위해 외출하고, 그사이 남편이 집안일을 한다. 반대로 아내가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남편이 수영을 가는 식이었다.

부부는 장을 보러 가서는 계산대 앞에서 공동 통장에 각각 10만원씩 입금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화목한 모습도 잠시, 부부는 육아 휴직비로 인해 갈등한다.

육아 휴직비로 80만원을 받는 아내는 부부가 매달 각출하는 공동생활비가 150만원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아내는 기본적으로 한 달에 쓰는 금액을 따져 남편에게 육아 휴직비 130만원을 요구했다고 말한다.

아내는 남편에게 130만원을 받으며, 남편이 육아 휴직을 하면 200만원에 맞춰서 돈을 주겠다고 하지만 남편은 "계산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아내는 남편이 회사에서 육아 휴직비를 얼마를 받든, 자신이 받은 육아 휴직비 200만원을 기준으로 부족한 만큼만 주겠다고 고집하지만, 남편은 자신이 아내에게 130만원을 줬으니 똑같이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계산 방식에 차이가 있어 두 사람은 팽팽하게 맞서고, 결국 이들은 논쟁 끝에 '결혼생활 합의서'를 다시 가져와 수정하기 시작한다.

또한 두 사람은 하반기에 육아 휴직을 하면 돈을 더 많이 받는 상황으로, 서로 하반기에 육아 휴직하면 이득이었다.

아내가 "양보해야 하는 게 공평한가 싶다"고 하자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걱정이 태산"이라며 안타까워한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부부가 계속 합의서를 작성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따끔한 일침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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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예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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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서로에게 생일 선물을 할 때도 '결혼 생활 합의서'를 꺼내 들었다.

남편은 "서로 각자 돈 관리를 하기로 했으니 선물할 때도 1대1이어야 한다"며 아내에게 생일 선물을 받지 못한 것을 서운해한다.

그러나 아내는 "1대1이라고 하면 금액도 같아야 한다"며 "내가 받은 선물은 64만원, 남편이 원하는 선물은 100만원이 넘는다"고 말한다. 이에 남편은 "그럼 나머지 차액 35만원을 지불하겠다"고 말하고, 두 사람의 갈등은 결혼 생활 합의서를 수정하며 마무리된다.

이를 지켜보던 MC 문세윤은 "조금 다툼이 있을 것 같으면 '합의서 적을까?'가 나온다. 생일선물까지 어떻게 반반을 맞추냐"고 반응하고, MC 김응수 역시 "합의서를 쓰기만 하지, 원칙이 없다"고 꼬집는다.

또한 이들은 서로 다툼이 있을 때마다 '증거'를 남기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이 나에게 서운한 점이 있을 때마다 메모에 전부 적어놓거나 싸울 때마다 녹음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남편은 "과거에 부부 상담했을 당시, 이혼하게 되면 위자료, 양육권 등을 위해 증거가 필요하다고 해서 혹시 몰라서 증거를 남긴다"고 말한다. 실제 남편의 휴대폰에는 일상 대화 녹음부터 다퉜을 당시의 상황별 제목까지 있는 녹음 파일이 여러 개였다. 이에 MC 박지민은 "둘 다 이혼을 대비하고 있다"며 혀를 내두른다.

아내는 남편의 '거짓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남편이 브라질리언 왁싱(성기 주변의 음모를 전부 제거하는 시술)을 처음 했던 이유가 수영 수업 때문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바로 다음 주에 수영 수강이 종료됐었던 것.

아내는 의아해서 물어보니 남편은 '부부 관계'를 위해서라고 했다가 아내가 "임신 때라서 관계를 못 하는데"라고 하자 회사 동료가 왁싱 테이프를 줘서 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신뢰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남편은 "그때는 관계가 가능한 기간이었다"며 반박하고, 아내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말을 바꾼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자 결국 남편은 "거짓말 안 할게"라며 허무하게 대화를 끝낸다. 그렇게 부부는 또다시 결혼 생활 합의서를 수정한다.

이에 MC 박지민은 "친구끼리도 이렇게까지 철저하게는 안 할 것 같다"고 지적하고, MC 문세윤은 "다투다가 마지막엔 합의서를 작성하고 끝난다"며 씁쓸해한다.

오은영 박사는 "종이 한 장이 두 분 관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고심 끝에 힐링 리포트를 주지 않았다고 전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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