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허위신고로 누명 벗은 ‘동탄 성범죄 男’…경찰, 사건 관련 경찰관 신변 보호만 급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찰, 사과 없어

허위신고 50대 여성 무고 혐의로 입건 검토중

세계일보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 헬스장 옆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렸던 20대 남성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 종결될 예정이다.

신고한 여성이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고 자백했기 때문이다.

자칫 무고로 성범죄자 낙인이 찍힐 수 있었던 상황, 피해 남성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면서도 “경찰로부터 직접적인 사과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1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를 받았던 20대 남성 A씨를 무혐의로 판단하고 입건을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10분쯤 화성시 소재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50대 여성 B씨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아왔다.

B씨의 신고를 접수한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 2명은 이튿날인 24일 오전 현장에 출동해 관리사무소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뒤 A씨에게 찾아가 전날 관리사무소 건물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은 뒤 신고 접수 사실을 알렸다.

조사 결과 처음 현장에 나갔던 경찰 말과는 달리 건물 화장실 입구를 비추는 CCTV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는 지난 27일 오후 돌연 화성동탄경찰서를 찾아 “허위신고를 했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데, 다량을 복용할 경우 없는 얘기를 할 때도 있다”고 자백했다.

A씨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 태도가 문제로 지적됐다.

A씨는 경찰 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사실 저는 ‘혐의없음’ 문자만 달랑 받고 아무런 사과도 못 받았다. 분명 수사에 잘못된 점 있었으면 사과하겠다고 공문 올라온 걸로 아는데 별말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제가 경찰 찾아오자마자 녹음하고 영상으로 만들어 퍼뜨리지 않았으면, 지금쯤 어떻게 됐겠냐”며 “강제추행죄로 입건된 줄도 모르고 범인으로 확정 짓는 듯한 경찰관의 압박에 빨간줄 찍찍 그였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가운데 해당 경찰서가 사건 관련 경찰관들의 신변을 보호하는 목적의 팝업창을 띄웠던 사실이 전해져 논란을 가중했다.

화성동탄경찰서 홈페이지에 노출됐던 팝업 공지문에는 ‘최근 화장실 성범죄 신고사건과 관련해 무관한 팀장과 팀원들이 인터넷상에서 지목되고 있다. 지목된 팀은 올해 2월부터 다른 팀으로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지난달 28일 작성된 이 글은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한편 경찰은 B씨에 대해 무고 혐의로 입건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A씨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경찰관들에 대해 내부 감찰을 진행, 향후 상응하는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