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반이민 직관적 메시지 효과 있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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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에게 살해된 유가족을 만나는 등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대선 첫 TV토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보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TV토론을 앞두고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에게 살해된 12살 소녀 조셀린 은가레이의 어머니와 통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토론에서도 민주당이 살인자와 강간범을 미국으로 들여보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이런 이민자들이 우리 국경을 넘어오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많은 젊은 여성들이 강간 및 살해를 당했다”며 “미국은 이제 말 그대로 미개한 나라”라고 말했다.
카롤리네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스콘신주 유세 뒤 성명에서 “바이든의 국경 정책으로 위험한 범죄자들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됐다”며 트럼프는 피해자 가족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해자의 이름을 부르며, 유가족에게 전화하며 그들의 편에 서있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의 고통을 계속 무시하고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가 주로 히스패닉 이민자들에 의해 살해된 젊은 백인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유가족들을 선전·선동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크리스토퍼 페데리코 미네소타대 정치심리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이 “외국인 혐오증이나 인종적 적대감을 자극하려는 시도”라며 “그는 라틴계 남성을 백인 여성의 순수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묘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유가족들은 그가 피해자들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세 대학생 몰리 티벳은 2018년 당시 멕시코 이민자들에 의해 살해됐지만 티벳의 유가족들은 “딸을 살해한 사람이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이민자 신분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민과 범죄 사이의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민자들의 범죄율이 미국 시민들보다 낮다는 연구가 나올 때도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가 인종차별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직관적인 메시지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를 통해 증명됐다. 지난 5월 실시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의 약 4분의 3은 “미국 내 이주민들이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27세의 미국인 갈반은 은가레이의 죽음은 바이든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일부 제한을 완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갈반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면 은가레이는 분명 살아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대선 투표를 할 생각이며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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