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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정해성 돌연 사의…또 헝클어진 ‘사령탑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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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 강화위원장. 총 책임자의 돌연 사퇴로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은 차질을 빚게 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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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KFA)가 끝없이 표류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선임이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지난 2월부터 감독 인선 작업을 주도한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이하 강화위) 정해성 위원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을 전격 방문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KFA는 정 위원장의 복귀를 기다리되 빡빡한 일정을 감안해 일단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을 중심으로 강화위를 운영하기로 했다.

강화위는 지난 2월부터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의 A매치에 앞서 정식 감독 선임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했다. 대신 황선홍 감독(3월)과 김도훈 감독(6월)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겨 급한 불을 껐다. 6월 A매치를 마친 뒤 세 번째로 감독 선임을 진행 중이지만, 정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해 관련 작업이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30일 “강화위가 앞서 국내파 1명과 해외파 3명 등 4명의 지도자로 최종 후보군을 추렸다”면서 “정 위원장이 국내파 감독에 무게를 실은 리스트를 제출했지만, 축구협회 최고위층은 외국인 감독 선임을 기대했던 상황이라 의견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해성 위원장이 돌연 사퇴한 것과 관련해 축구계 안팎의 반응은 대체로 냉랭하다.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건 사필귀정이지만, 시점도 방식도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정 위원장은 지난 3월 A매치를 앞두고 당시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을 준비 중이던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감독을 겸임시켰다. 축구계 안팎에서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이 한국 축구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만큼 황 감독이 온전히 올림픽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혹시라도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이후 황선홍 호가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참사가 벌어졌는데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렇다 할 해명 또는 사과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A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왔다.

이 시점에 강화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건 또 한 번의 엇박자라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지난 27일 한국을 비롯해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나설 18개 팀의 대진과 일정이 정해졌다.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3차 예선에 나서야 한다. 감독 선임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에 관련 실무 총 책임자인 강화위원장이 사퇴한 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당초 강화위의 몫이었던 축구대표팀 감독 임면 권한을 정 회장의 몫으로 돌려 강화위 활동에 족쇄를 채운 원죄가 있기 때문이다. 6월 A매치에 앞서 강화위는 제시 마쉬(미국)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 헤수스 카사스(스페인) 이라크대표팀 감독 등을 최종 후보에 올려놓았지만, 둘 중 어느 쪽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결정권이 없는 강화위를 대신해 두 감독과 협상에 나선 KFA가 연봉·근무 형태 등 계약 조건에 대한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강화위가 30일 비대면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군 중 외국인 감독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다시 짰다”면서 “이임생 위원장이 유럽으로 건너가 대면 면접을 진행하는 절차가 추가돼 감독 선임 일정이 다소 미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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