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 나균안.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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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철 스포츠칼럼니스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우완투수 나균안(26)에 30경기 출장 정지,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이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중징계다. 이유는 워크에식(work ethic) 논란 때문이다.
나균안은 지난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8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수가 무려 83개였다. 강판 당시 롯데 팬들은 나균안을 향해 야유를 보내는 이례적인 장면이 나왔다. 아무리 못해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나균안에게는 유독 냉랭한 분위기였다.
이는 나균안이 이날 새벽까지 술자리에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부산 모처에서 지인들과 술자리에 참석한 장면을 한 팬이 촬영해 야구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래도 이날 선발로 올랐다가 참사의 주역이 됐다. 물론, 패전투수가 되진 않았다. 패전투수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투구였지만, 1-14에서 타선이 활화산처럼 터졌다. 이날 경기는 15-15로 비겼다.
나균안의 징계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 주요 보직인 선발투수는 팀과 동료로부터 많은 배려를 받는다. 경기 당일에는 출근 시간도 조정해준다. 원정 일정에 등판할 경우, 하루나 이틀 먼저 원정지로 보내 컨디션을 조절하게 해준다. 이런 분위기에서 등판 당일 새벽까지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것은 워크에식에 문제가 있는 행동이다. 선발투수는 등판 직전과 등판 이후 음주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
프로야구 레전드인 선동열 전 감독은 현역이던 해태 타이거즈 시절 등판 당일 새벽까지 통음을 하고, 완투를 하기도 했다. 물론 나균안은 선동열 감독급의 레전드도 아니고, 선동열 감독의 현역으로 뛰던 1980년~1990년대는 운동선수들의 술과 관련한 일화가 일종의 무용담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현재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또한, 나균안의 이러한 행동은 팀의 신뢰와 기대를 무시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 2승 7패 평균자책점 9.05이라는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롯데는 나균안에게 꾸준히 선발 한 자리를 보장했다. 60⅔이닝 동안 98피안타 41볼넷을 허용하며 피안타율 0.364,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2.29로 세부 내용도 좋지 않은데 말이다.
지난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인상적 활약을 펼치며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특례를 받은 기대감이 올 시즌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사생활 문제까지 불거졌다. 그래도 롯데는 나균안을 믿었다. 오히려 30경기 출전정지 징계는 경징계로도 볼 여지가 있다. 롯데가 많이 봐준 셈이라는 것이다.
이제 스포츠 선수의 자기 관리에 대해서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시대가 됐다. 구단에서 성인인 선수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도 없고, 24시간 CCTV로 감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긴 하다. 이젠 구단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금주령을 내리고, 단체 삭발을 지시하는 등의 행태 또한 구시대적 발상이 됐다. 그래서 선수들의 사생활, 일탈 행동이 구단의 선수 관리 소홀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되어서는 안 된다. 프로 선수들도 성인이고, 자신의 행동에는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물론, 구단 내부 규율 확립은 중요하다. 내부 규율은 명확해야 하고,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모든 프로구단은 자체적인 규율이 있다. 롯데도 마찬가지이고, 내규가 나균안 징계의 근거가 됐다.
나균안의 징계는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롯데는 그동안 굳게 믿었던 핵심 보직 선수의 프로답지 못한 행동에 경종을 울리는 적당한 징계를 내렸다. 나균안에게 보내는 강한 메시지이다. 프로 선수, 스포츠 선수는 알아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나균안도 이번 징계를 통해 느끼는 게 많아야 한다. 프로 선수는 결국 자신이 노력하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경기력과 직결되는 부분은 더 신경 써야 한다. 나균안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다른 종목의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SH2C 연구소장(커뮤니케이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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