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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워터밤 환경오염 논란에 주최측 "많은 것 고려하지만 지금은 할 말 없다"…갑론을박은 진행형 [TE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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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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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줄리안, 워터밤, 가수 악뮤/사진=줄리안 SNS, 워터밤 홈페이지, YG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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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여름 축제 '2024 워터밤'(이하 워터밤) 서울 무대 개최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워터밤이 엔터계의 환경 보호 흐름을 깨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워터밤 운영진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워터밤 서울 무대가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3일 간 개최되며, 이후 전국 각지에서 무대가 열린다. 워터밤은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물총 싸움이 더해진 축제다. 매년 유명 가수가 무대 위에서 관객의 물총 세례를 받고 물대포를 쏴 인기가 뜨겁다. 올해에는 가수 지코, 박재범, 사이먼 도미닉, 창모, 태민, 화사 등이 워터밤 출연을 확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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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인 줄리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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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벨기에 출신 방송인이자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줄리안이 '2024 워터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27일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초대장에 일회용 LED?"라는 글과 함께 LED 화면으로 장식된 워터밤 초대장 사진을 올렸다. 그는 게시글에서 "참고로 내가 받은 초대장이 아니다. 난 올해도 안 갈 예정이고 물 과사용에 대해 사실 불편한 심리가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지금까지 '워터밤'은 한 번 개최할 때마다 수백 톤의 물을 사용해 '물 낭비', '환경 오염' 지적이 이어져 왔다. 2022년 강원도 소양강이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당시, 배우 이엘이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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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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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이브, YG, SM과 같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사업체는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를 형성하고자 힘쓰고 있다.

하이브는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다. 28일 공시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는 공연에 필요한 장비와 자재를 수송할 때 환경적 영향을 줄이고자 항공기가 아닌 해상 이동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무대와 상품을 제작하는 데에도 불필요한 자재 사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콘서트를 비롯해 오프라인 행사에서 사용되는 현수막을 행사 이후 폐기하지 않고 업사이클링 굿즈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M의 경우 지난해부터 제로 웨이스트를 목표로 종이 티켓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모든 소속 아티스트의 공연에 스마트 티켓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티켓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공연 티켓이 제공되는 시스템인데, 종이 티켓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난 15일과 16일 이뤄진 AKMU의 단독 콘서트를 대표적인 YG의 친환경 콘서트 사례로 들 수 있다. 지속가능공연으로 진행된 해당 공연은 'YOUR GREEN STEP' 부스를 통해 관객의 이동·숙박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측정했고, 모니터링과 정보·시설 접근성 관리 등 지속가능공연의 7가지 원칙을 이행했다.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 역시 공연 탄소 중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탄소 배출을 50% 감축하겠다고 선언하며 재생 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재료만을 사용하고 공연 참석 시 앱을 통해 인증할 수 있는 저탄소 이동 방식을 택한 팬들에게는 할인을 제공하는 등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엔터계의 흐름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워터밤을 향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워터밤을 기획하는 공연기획사 메이드온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워터밤 운영진 측은 텐아시아의 관련 문의에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많은 것을 고려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무 말씀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환경보호단체 환경재단 이미경 대표는 "줄리안의 지적에 동의한다"며 "기후 재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성적으로 실행했던 일들과는 결별할 때가 왔다. 여름 축제에 관한 친환경 가이드라인을 구성해 이에 따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뭄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농민들은 물 축제를 하지 않는 것이 가뭄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당장 가뭄에 대비하는 저수지 준설, 용수 개발이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 열화 시대'가 열린 지금 시점에서 전 세계는 환경 보호를 위해 힘 쓰고 있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워터밤의 운영 철학에는 충분히 동감하지만, '지속 가능한'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 제기에 침묵으로 일관하기보다 최소한 운영 과정에서 친환경 가이드라인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 대응이 분명 필요하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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