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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TV토론] "트럼프 30번, 바이든 9번"…'팩트체크'에 걸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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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 미국 주요 언론, 실시간 검증

연합뉴스

바이든·트럼프 TV 토론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주요 현안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이자 미국 주요 언론들은 두 후보의 발언에 대해 실시간으로 검증 작업을 벌였다.

미국 언론의 '팩트 체크'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집중됐고, 그의 발언은 과장되거나 거짓인 경우가 많았다는 게 미국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은 아니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사실과 다른 잘못된 주장을 더러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CNN 방송의 팩트 체크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중 30번 넘게 거짓 발언을 한 것으로 집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거짓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최소 9번 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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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트럼프 TV 토론
[애틀랜타 로이터=연합뉴스]



◇ 바이든 "흑인 실업률 최저"…트럼프 "바이든, 세금 4배 올리려 해"

두 후보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경제 문제에서 각자 재임 기간 성과를 내세웠지만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부정확한 주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든은 "흑인의 실업률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맥락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도 그랬지만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볼 때 지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재임 기간 일자리는 모두 팬데믹 이후에 '회복'(bounceback)된 일자리"라며 바이든을 깎아내렸다. CNN은 이 주장에 대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트럼프 재임 때인 2020년 3∼4월 미국에서 약 2천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바이든 재임 기간 중인 2022년 6월 일자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했고, 이후 약 620만개가 늘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또 트럼프가 "그(바이든)가 세금을 4배로 올리길 원한다"고 말하자 NYT는 "바이든이 고소득층과 기업에 대한 일부 세금 인상을 제안했지만, 세금을 4배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처방 약 가격을 인슐린 주사의 경우 15달러로 낮췄고, 내년부터 노인은 약값을 200달러 이상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서는 CNN이 "틀렸다"라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처방 약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인플레이션 감소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따라 메디케어 가입자는 인슐린 처방 한 건당 한 달에 35달러 이상을 지불하지 않고, 2025년부터 노인과 장애인은 구매한 의약품에 대해 연간 2천달러 이상 부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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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애틀랜타 AP=연합뉴스]



◇ 트럼프 "내 재임 기간 가장 안전"…바이든 "트럼프, 살균제로 코로나 치료 주장"

이번 대선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민, 국경, 낙태 문제와 관련해선 주로 트럼프 발언이 팩트 체크 검증에 걸렸다.

트럼프가 "내 재임 기간 미국 국경은 가장 안전했다"고 주장하자 NBC 방송은 "거짓"이라며 관련 통계를 제시했다. NBC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힌 2019년 약 86만 건의 불법 국경 통과가 있었는데,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때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바이든이 수백만 명의 범죄자들의 미국 내 입국을 허용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서도 NBC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NBC는 "내 임기 중 테러는 없었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거짓이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NBC에 따르면 2017년 10월(8명 사망·12명 부상)과 12월(4명 부상) 뉴욕에서 IS(이슬람국가) 소행의 두 차례 테러가 발생했다.

"모든 사람이 (연방 차원에서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개별 주에서 낙태 정책을 세우기를 원했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CNN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보호되기를 희망했었다"며 트럼프의 발언이 거짓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운영하는" 일부 주에서 출생 후 아기들을 죽이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서는 '허튼소리(nonsense)'라고 CNN은 일축했다.

"코로나19 당시 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코로나19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팔에 살균제를 조금 주입하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는 바이든의 주장에 대해서는 CNN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2020년 4월 언론 브리핑에서 과학자들이 소독제를 인체에 주입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미국인들에게 조언한 적은 없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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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애틀랜타 AP=연합뉴스]



◇ 트럼프 "유럽, 수천억달러 내놓게 했다"…바이든 "트럼프, 프랑스 미군 묘지 방문 취소"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온 트럼프의 외교, 무역 정책 관련 발언들도 검증받았다.

트럼프가 "나는 그들에게 수천억 달러를 내놓게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트럼프가 가장 놀라운 일을 했다'고 말했다"고 하자 NYT는 "맥락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는 유럽의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것을 재임 기간 기본 방향으로 삼았고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방위비 지출이 늘었다"며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는 더 많은 국가가 방위비 지출을 늘렸다. 바이든 행정부도 더 많은 유럽의 (방위비) 지출을 압박했지만, 지출의 많은 부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결과였다"고 짚었다.

'현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다', '유럽연합(EU)은 미국 자동차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 재임 기간 이란은 하마스나 테러를 위한 돈이 없었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사실이 아니라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트럼프는 제1차 세계 대전 묘지에 가기를 거부했다. 그는 그들이 '패배자이고 호구(suckers)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는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선 NBC가 사실이라며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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