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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67도루 듀오' 연속 번트안타, '15실점' 한화 혼을 쏙 빼놨다…"나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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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처음에는 그냥 보내주려고 (희생번트를) 생각했다가 공이 볼로 계속 빠지면서 '나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던 게 좋은 코스로 들어갔던 것 같아요."

베테랑 중견수 정수빈(34)은 두산 베어스에서 가장 작전 수행 능력이 빼어난 타자다. 개인 통산 304도루(역대 13위)를 자랑하는 빠른 발을 갖췄고, 상황을 읽는 센스도 탁월하다. 무엇보다 작전을 과감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배짱이 두둑하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 강한 이유다. 정수빈은 지난해 39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올해도 29도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팀 내에서 정수빈을 위협하는 신흥 강자는 외야수 조수행(31)이다. 조수행 역시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빠른 발을 자랑했던 선수다. 통산 도루는 124개다. 대주자와 대수비 능력이 빼어나 상무에서 군복무를 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1군에서 붙박이 백업으로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외국인 타자였던 호세 로하스를 대신해 주전 외야수로 출전 시간을 늘리기 시작했고, 올해도 좌익수와 중견수, 우익수까지 모든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선발로 출전하면서 틈만 나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올 시즌 도루 38개로 부문 선두를 질주하며 정수빈을 가장 위협하고 있다.

정수빈과 조수행은 올해 둘이 도루 67개를 합작했다. 27일 현재 롯데 자이언츠가 팀 도루 66개로 리그 5위다. 정수빈과 조수행 단 2명이 합작한 도루가 롯데 팀 도루 수보다 1개가 더 많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한 베어스 더 뛰는 야구를 선호하기도 한 덕분에 두산은 팀 도루 104개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120도루를 자랑하는 LG 트윈스다.

정수빈과 조수행은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각각 1번타자와 9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15-8 승리에 기여했다. 정수빈은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2볼넷 3타점 4득점, 조수행은 4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으로 활약했다. 조수행이 하위 타선에서 불을 붙이면 정수빈이 상위 타선까지 흐름을 연결하면서 무려 15점을 뽑을 수 있었다. 두 선수는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다.

정수빈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상대 선발투수 문동주를 흔들었다. 이어 허경민의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고, 양의지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정수빈을 불러들여 1-0으로 앞서 나갔다. 김재환의 좌중월 3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두산은 4-0까지 도망갔다.

5-0으로 앞선 4회초 두산이 추가점을 뽑을 때 조수행과 정수빈의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선두타자 조수행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정수빈 타석 때 2루를 훔치면서 문동주를 흔들었다. 덕분에 정수빈은 볼넷을 얻을 수 있었고, 무사 1, 2루에서 허경민의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7-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7-5로 쫓기고 맞이한 5회초에는 정수빈이 홈런을 터트리면서 일을 냈다. 한화 투수는 이상규로 바뀐 상황. 1사 후 이유찬과 조수행이 연달아 볼넷을 얻으면서 1, 2루 기회를 잡았고, 정수빈이 우월 3점 홈런을 날려 10-5로 거리를 벌렸다. 볼카운트 2-0에서 이상규의 시속 145㎞짜리 직구를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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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은 "솔직히 나도 그렇고 누구나 (홈런을)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씩 이렇게 그냥 직구 타이밍을 노린다. 앞에 (이상규가) 변화구 2개를 던진 게 볼이 됐고, 아무래도 직구로 들어오지 않을까 해서 그냥 직구를 생각하고 앞에서 쳤는데 좋은 타이밍에 맞아서 홈런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고 두산은 다시 10-8까지 쫓긴 가운데 7회초 공격을 맞이했다. 이유찬부터 시작된 타선은 여기서 또 일을 냈다. 한화는 마운드에 올해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를 올렸는데, 선두타자 이유찬이 중전 안타로 물꼬를 텄다. 이어 조수행이 3루수 앞 번트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고, 정수빈까지 투수 왼쪽 번트안타로 출루하면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발 빠른 조수행과 정수빈의 기지가 엿보인 2연속 번트 안타에 황준서는 물론이고 한화 내야수들까지 혼이 쏙 빠졌다. 두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허경민의 희생플라이와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 강승호의 2타점 적시 2루타를 묶어 15-8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정수빈은 "(조)수행이가 번트 안타를 치면서 무사 1, 2루가 됐는데, 한화가 따라오는 상황이라 우리가 추가점을 내야 했다. 처음에는 그냥 보내주려고 (희생번트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이 볼로 계속 빠지면서 '나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좋은 코스로 들어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정수빈은 두산 육상부를 조수행과 함께 이끄는 상황을 즐겼다. 도루왕 집안 경쟁도 흥미롭게 받아들였다. 정수빈은 "지금 수행이가 잘 뛰고 있고, 같은 팀에서 도루왕 경쟁을 하면 좋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39개를 했는데, 스스로 지난해 기록을 깨서 40개를 넘기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두산은 한화의 매서운 기세를 꺾으며 길었던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시즌 성적 43승36패2무로 4위를 유지했고, 3위 삼성 라이온즈에는 1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정수빈은 조수행과 함께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는 임무를 이어 가고자 한다. 그는 "지금 상위권 싸움이 너무나 치열해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엄청 정말 중요하다. 일단 연패를 안 당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연패에 한번 빠지면 (순위가) 너무 떨어지니까. 그래도 (상위권팀과 경기차는) 크게 의식 안 하는 것 같다. 어차피 경기마다 집중하고 이기려는 마음은 항상 있으니까. 그렇게 의식하진 않는 것 같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승리에만 집중하면서 전반기를 잘 마무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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