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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토트넘 '또 충격', 10분 뛰고 '벤탄쿠르 효과'라니…그것도 스페인어 계정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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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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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의 행태가 재밌다.

소속팀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둘러싸고 저지르는 행태를 말하는 것이다. 소속팀 선수가 A매치에 출전했으면 이를 기념하고 알릴 순 있다. 그렇지만 일부 언어 매체에만 슬쩍 올리는 것은 빈축을 사기 딱 좋다.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 발언을 해서 도마 위에 오른 벤탄쿠르가 2024 코파 아메리카 첫 경기를 소화했다. 주전은 아니었다. 벤치에서 대기하다가 10분 남짓 뛰었다.

우루과이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하드록 경기장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C조 1차전 파나마전에서 3-1로 이겼다. 우루과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 한국에 밀려 조별리그 3위에 그치고 조기 퇴출됐다. 그러나 지난해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영입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브라질전, 아르헨티나전을 모두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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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13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강한 전력을 자랑하듯 우루과이는 전반 16분 터진 윙어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의 원더골, 후반 41분 스트라이커 다르윈 누녜스의 추가골, 후반 추가시간 마티아스 비냐의 쐐기골을 묶어 이후 한 골 따라잡은 파나마를 눌렀다.

우루과이는 이 대회 15번 우승을 차지해 아르헨티나와 함께 최다 우승국 지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아르헨티나 대회 우승 뒤 4차례 대회에서 준결승에도 오른 적이 없는 등 같은 시기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과는 180도 다른 결과를 냈다. 명장과 좋은 선수들을 앞세워 이번엔 정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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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파나마전을 앞두고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선 미드필더 벤탄쿠르의 출전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 때문이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뒤 자녀와 함께 인터뷰에 나섰는데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셔츠를 받을 수 있겠냐는 요청을 받자 "쏘니 거? 쏘니 사촌 거는 어때?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친 것이다.

남미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저질 농담이었고, 당연히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벤탄쿠르 입장에선 크게 개의치 않고 한 발언이었을 테지만 한 번만 생각해보면 엄청난 실수라는 것이 드러난다. 벤탄쿠르는 이를 슬쩍 넘어가려고 했다가 크게 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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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1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소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1차 사과문은 곧장 무성의 의혹에 휩싸였다. 벤탄쿠르는 22일 새벽 SNS를 통해 "난 모든 팬 여러분, 그리고 날 '팔로우'하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손흥민을 언급한 뒤 그와 대화를 나눴고 우리의 깊은 우정을 알렸고, 그(손흥민)는 이 것이 불행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가 내 말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다만 내가 (손흥민 아닌)다른 사람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손흥민에게만 한 얘기다.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다른 누군가를 불쾌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잉글랜드축구협회가 그의 발언에 대해 3경기 출전 정지를 검토하는 등 벤탄쿠르는 두 차례 사과에도 축구인생 위기를 맞았다. 전세계 축구팬들이 그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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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태에서 우루과이 대표팀은 별도의 징계는 물론 언급도 없이 벤탄쿠르를 교체 명단에 넣었다. 우루과이가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9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대신 들어가 10분 남짓 뛰었다.

벤탄쿠르가 들어가자마자 추가골과 쐐기골이 터지고, 파나마도 한 골을 넣었다. 그렇다고 벤탄쿠르가 어떤 역할을 한 것은 아니었다. 동료들이 득점했을 때 함께 세리머니한 것 말고는 눈에 띄질 않았다.

그러나 토트넘은 벤탄쿠르 투입 뒤 우루과이가 뽑아낸 멀티골을 엮었다.

토트넘 스페인어 계정은 우루과이가 승리를 확정지은 뒤 그가 우루과이 유니폼 입고 찍은 사진을 게시하먀 "벤탄쿠르 효과"라고 적었다. 벤탄쿠르 때문에 멀티골이 터지고 우루과이가 이겼다고 하기엔 다소 어색한 게시물이었다.

게다가 영어 등 다른 외국어 게시물엔 이 글이 오르질 않아 논란이 됐다. 최근 인종차별 발언을 의식한 듯 우루과이 사람들이 쓰는 스페인어 계정에만 올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만하다. 당당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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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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