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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화)

[취재파일] 유인촌 장관 발언에 체육회 '일전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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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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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촌 문체부 장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개막을 1개월 앞두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다시 전면전 모드에 돌입할 태세입니다. 발단은 유인촌 장관의 발언이었습니다. 문체부는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구기 종목이 여자 핸드볼뿐"이라며 "학생 선수 감소, 엘리트 체육의 국제경쟁력 저하 등 기존 시스템의 한계가 근본 원인이다. 올림픽 이후에 학교 체육과 엘리트 체육 등 체육 정책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계획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 장관은 미리 준비된 원고를 쳐다보며 작심한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재 대한체육회 중심의 체육 시스템 한계에 다다랐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어요. 종목 단체가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고 예산 지원을 하는 체계도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는 확실하게 개편할 생각입니다."


대한체육회의 올해 예산은 4,094억 원. 문체부에서 체육회에 배분하면 체육회가 다시 산하 종목 단체에 이를 나눠주는 구조로 예산 집행이 이뤄져 왔습니다. 유 장관이 예산을 지원하는 체계를 확실하게 개편한다는 것은 대한체육회를 건너뛰고 종목 단체에 직접 예산을 배분하겠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대한체육회가 갖고 있는 예산 배분권을 사실상 박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대한체육회가 예산 배분권을 빼앗기면 그야말로 '속 빈 강정'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유 장관의 충격적인 발언을 접한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반발했습니다.
"지난 2015년과 16년 체육 단체 통합을 둘러싸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극에 이르렀을 때도 문체부는 체육회의 예산 배분권을 박탈한 뒤 각 종목 단체에 직접 예산을 지급하며 이간질을 시켰다. 당시 김종 문체부 제2차관 밑에서 이런 일을 했던 사람들이 또다시 체육회를 위상을 깎아내리려고 이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 장관의 발언은 대한체육회 존립의 근거를 무시하는 발언으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


대한체육회경기단체연합회 82개 회원종목단체도 오늘(24일) 유인촌 장관의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습니다.
"파리 하계올림픽 대회를 한 달 여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는 종목단체와 대한체육회를 분열 이간하려는 의도를 가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에 깊은 유감과 함께 철회를 요구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이 발언은 종목단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예산 직접 지원을 통해 종목단체들을 통제 관할하려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육인들은 잘 알고 있다. 바로 국정 농단 및 2016년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통합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듯이 실패한 정책의 답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종목단체에 예산을 직접 교부해 종목단체들과 대한체육회를 갈라놓으려 하였으나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기존(현재) 방식으로 환원했다."


대한체육회경기단체연합회 82개 회원종목단체는 유 장관의 발언이 국민체육진흥법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5장 제33조에 대한체육회는 가맹된 종목단체와 생활체육종목단체 등의 사업과 활동에 지도와 지원을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유 장관의 발언은 법에 명시된 회원종목단체들과 대한체육회 고유의 업무를 고의로 위반하는 처사임과 동시에 이는 곧 체육계 전체의 자율성·자주성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7월 9일 오후 서울에서 파리 하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 자리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참석할 예정이지만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경기력이 갈수록 저하되는 상황에서 체육계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치기는커녕 또다시 분열과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권종오 기자 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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