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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취재후일담] 2년째 유럽 안 간 SK온, 웅크려야 멀리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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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올해 인터배터리 유럽 불참

전시 인력 영입… 그룹 이끌 비전 전시 기대

아시아투데이

SK온의 헝가리 이반차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



아시아투데이 김한슬 기자 = "사실 올 초에 보여줄 건 다 보여줬으니깐요."

지난 19~21일(현지시간) 사흘간 독일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4'가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로 2년 차를 맞은 전시회에는 80여개에 달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한데 모여 각 사의 기술력을 자랑했는데요. 이런 와중에 국내 대표 배터리사 SK온이 2년 내내 행사에 불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SK온 측의 설명을 듣자면 이렇습니다. 이미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국내 배터리업계 중 유일하게 참가했고 3월에 치러진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도 전 역량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행사장에는 어린이 영웅으로 불리는 '번개맨'이 깜짝 등장해 이벤트를 진행했고, SK온의 배터리가 장착된 글로벌 유수 브랜드의 전기차 미니어처와 실물 차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돼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이미 비전을 다 공개했고 이제 현실화 하며 실행에 옮겨야 하는 판에 더 새로운 걸 보여주기엔 어렵다는 것이죠. 실제로 이번 인터배터리 유럽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기존에 출시한, 혹은 인터배터리 때 보여줬던 제품들을 전시했습니다.

SK온의 설명대로, 회사는 이미 예고한 글로벌 사업을 수행해 가기에만도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이미 헝가리 코마롬 1, 2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분기 중으로 이반차 3공장의 상업 가동이 예정돼 있습니다.

최근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이 지속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SK온을 맡던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겼고, 내부에선 'SK온 살리기' 특명까지 내려진 상태입니다. 전시회가 열렸던 기간 내내 SK는 그룹 차원의 '배터리 살리기'가 한창이었습니다.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설에 SK온과 SK엔무브의 결합설까지 나왔고 최태원 회장이 직접 산업은행을 방문해 자금을 빌리기 위한 행보에 나서는 한편, 베트남 투자 자산까지 회수하는 그림이 그려진 판입니다.

그렇게 SK온은 매일 매일, 언제든 회의가 이뤄질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가 얼마 전 만난 SK온의 한 관계자는 올해 내로라하는 대기업 출신의 전시 전문 인재를 영입했다고 전해왔습니다. 선택과 집중, 또 극적인 효과를 노릴 뿐 전시회에 대해 소홀해 진 건 아니라는 방증이죠.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그룹의 기대와 그 무게를 견뎌야 하는 SK온이 언젠가 화려한 반등에 성공해, 초대형 전시회에서 그룹의 미래를 견인할 비전을 소개할 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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