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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축협,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 기술철학 발표…목표는 세계 톱10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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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지훈 축구인재육성팀장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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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회관=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한국축구의 나침반이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 축구로 정해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0일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 기술철학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담은 기술철학이 공개됐다. 앞서 KFA는 "기술철학은 한국축구의 역사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우리가 함께 지향해야 할 방향과 지침으로서 마련됐다"고 밝힌 바 있다.

KFA는 "협회 기술본부는 지난 1년여간 협회 전임지도자, 전임강사, 전력분석관, 전임 연구원 등 협회 내 전문가들과 함께 기술철학을 연구, 발전시켜 왔고, 이 기술철학은 협회의 기술계획 수립에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먼저 김지훈 축구인재육성팀장이 '한국 축구 기술철학 및 기술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조준헌 국가대표운영팀장은 각 연령별 대표팀 운영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기술철학 가운데 게임의 주요원칙과 세부원칙으로 구성된 'KFA 게임모델'을 브리핑했다.

기술철학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기술정책 및 제도, 대표팀 및 선수, 환경 및 시스템, 한국적인 특징·상황을 녹여내어 한국 축구의 기술철학을 정립했다. 대표팀의 정체성은 '태극전사'로, 기술철학은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 축구로 결정됐다.

'태극'은 한국적인 정신을 계승하며 세계축구의 흐름과 트렌드를 적용하는 것이다. '전사'는 두려움 없는 기백과 용맹함을 뜻한다. '빠르다'는 것은 물리적인 속도를 포함해 행동력, 민첩성, 반응 등 태극전사가 가지는 고유의 특성이다. '용맹하다'는 태극전사가 갖춰야 할 기백이다. '주도하다'는 역할과 목적이 명확할 때 우리 방식대로 경기를 이끌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연령별 대표팀 운영 방식도 변경된다.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KFA는 실패 이유로 연속성과 연계성이 결여라고 설명했다. 조준헌 운영팀장은 "벼락치기 하는 느낌이 있었다. '벼락치기로 어느 정도 성적만 내자'라는 관습에 젖어있지 않았나 싶었다"라고 답했다.

현재 2년 간격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열린다. 아시안게임에는 U-23 대표팀이 나서고, 올림픽 대표팀은 U-21로 꾸려진다. 일본처럼 U-21 대표팀으로 올림픽을 치르고 2년 후 아시안게임에 나서면 문제는 해결된다.

다만 '군복무'라는 특수성 때문에 KFA는 아시안게임에 방점을 뒀다. 조준헌 운영팀장은 "아시안게임은 포기할 수 없다. U-21 대표팀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면 해봄직하지만, U-23 멤버만큼 우승확률이 높을까. 질문에 대한 답은 부정적이다. 올림픽도 중요하지만 아시안게임 최정예 멤버로 나가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고 답했다.

해당 문제는 코치진을 보강하며 해결하려 한다. U-21 대표팀과 U-23 대표팀은 한 명의 감독이 총괄해 관리한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코치 2인과 기존과 같이 관리한다.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 역시 코치 2인을 선발해 따로 운영하겠다는 것. 감독은 두 대표팀을 총괄하고, 코치들이 세부적인 육성을 담당한다.

기술철학을 경기장에 구현할 게임모델도 발표됐다.

KFA 게임 모델은 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적인 접근법이다. 이임생 이사는 "설계도도 될 수 있고 지침서도 될 수 있다. 유럽이나 많은 클럽들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유럽, 영국, 독일, 스페인 그 외 나라들도 이런 교육과정이나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 모델은 A대표팀을 비롯해 모든 연령별 대표팀이 각각 특성에 맞게 공유한다. 이임생 이사는 "A대표팀, U-21, U-23 대표팀이 결과와 퍼포먼스를 가져가기 위해선 연계성과 지속성이 필요하다"면서 "게임모델을 통해 KFA의 특징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게임 모델 구축을 위해 7개의 주요 원칙을 발표했다. 능동적인 플레이, 역동적인 플레이, 효과적인 플레이, 창의적인 기회창출, 조직화된 수비, 포기하지 않는 축구, 존중이 그것이다.

게임모델은 경기국면별 상황에 따라 가이드라인이 제시된다. 예를 들어 공격조직 가이드라인 중 '상대에 따른 효과적인 빌드업'에선 이를 개인·그룹·팀 발전 측면으로 나눠 세부 원칙이 내려진다.

앞으로 감독 선임도 기술철학과 게임모델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 KFA 축구철학에 각 감독마다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이임생 감독은 불만이 있는 감독과는 함께 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각 감독들과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같은 철학을 공유하겠다고 한다.

이임생 이사는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전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저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현대 축구의 트렌드와 밀접하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현대축구와 다르게 간다면 오히려 새로운 감독이 저희를 가르쳐줄 수 있다. 모든 전략적, 전술적인 걸 갖는 게 아니라 현대축구가 요구하고 특정된 부분만 끌어가는 거다. 전체적인 틀은 감독이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월드컵 4강 진출이다. 이임생 이사는 "단기적인 목표는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면서 "장기적인 목표는 (월드컵) 4강을 다시 도전이다"라고 전했다.

김지훈 팀장은 "2033년까지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물리적으로 A매치 등 여건상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월드컵 4강을 목표로 세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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