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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가계 연체이자 납부액 105억, 1년새 36%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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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침체로 빚부담 한계

가계 대출 연체율 9년만에 최고

“주담대로 생활비 빌렸다 연체”

자영업자 연체율도 가파른 상승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60대 A 씨는 생활비와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3년 전 9억1000만 원(KB부동산 시세 기준)짜리 주택을 담보로 1억 원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받았다. 당시 0.5% 수준이던 기준금리가 지난해부터 3.5%까지 오르면서 A 씨는 올해 들어 연체이자를 포함해 매달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은행에 갚고 있다. 그는 “은퇴 후 소득을 모두 원금과 이자 상환으로 쓰고 있다”며 “아내와 함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1분기(1∼3월) 국내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 이자 납부액이 1년 전 대비 36% 급증하며 100억 원을 넘겼다. 국내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연체율 상승세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고금리에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취약 차주의 ‘빚 부담’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주담대 연체 이자 납부액 90% 넘게 급등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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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중 1개월 이상 연체돼 납부된 연체 이자 규모는 105억4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7억3000만 원)보다 36.4%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컸던 2022년(64억5000만 원)과 비교하면 63.4% 늘었다. 이는 국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과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연체 이자 납부 금액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은행의 주담대 연체 이자 납부액은 37억7000만 원에서 71억8000만 원으로 1년 새 90.5% 급증했다. 30대 초반의 자영업자 B 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2년 전 4억 원의 대출을 받고 주택을 매입했지만 최근 가게 매출이 급감하면서 원리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연체 금액(원금+이자+연체 이자)만 700만 원을 넘긴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보통 주택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연체를 피하는데, 최근에는 그런 경향이 무너지고 있다”며 “주택을 담보로 생활안정자금을 빌렸다가 돈을 갚지 못하는 사례도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 가계·개인사업자 연체율 9년 만에 최고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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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연체율은 빠르게 뛰고 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0.37%)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2015년 3월 말(0.5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올해 4월 말 기준 0.61%로 9년 만에 가장 높았던 3월 말(0.54%)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다. 지난달 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어려움에 놓인 서민·자영업자를 지원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용 지원부터 △채무자 특성별 맞춤 채무조정 △차주별 맞춤형 금융 지원 △정책 서민 금융 재원 확보 등이 검토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금리 인하나 경기 회복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한동안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취약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을 늘리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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