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울프 위스콘신대 빈곤문제연구소 교수
미국 거주 한국계 여성 출산율, 한국 거주보다 0.5명 높아
韓 맞벌이 女, 男 보다 3시간 더 육아…美는 1시간 차이
"복지정책 효과 '그닥'…여성 육아휴직 복귀 시 직책 보장해야"
바바라 울프 위스콘신대 빈곤문제연구소 공공정책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 영빈관 루비홀에서 열린 ‘이데일리-PERI 특별 심포지엄에서 근거기반-인구정책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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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울프(Barbara Wolfe) 미국 위스콘신대 빈곤문제연구소 공공정책 명예교수는 18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정책평가연구원(PERI) 특별 심포지엄’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 미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국내 남편의 육아 분담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울프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 주제 발표를 위해 미국 내 거주하는 한국 여성과 한국 거주 여성의 출산율을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울프 교수는 “남성의 가사 노동·육아 분담률과 출산율은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명 인사가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근거로 삼은 2020년 미 노동통계국(BLS) 조사결과,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맞벌이 부부는 여성이 남성보다 하루 평균 3시간 36분을 가사·육아에 더 썼다. 반면 미국 맞벌이 부부는 이 차이가 1시간 12분이었고 올해는 31분까지 줄었다.
고학력일수록 출산율이 높으며 같은 조건임에도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여성보다 국내 거주 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울프 교수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여성의 출산율을 교육 수준별로 나눠보면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도 높았다는 점이 놀라웠다. 한국에 거주하는 여성들도 비슷한 형국”이라며 “하지만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여성보다 한국 거주 여성의 출산율은 0.5명 적었다”고 밝혔다.
경력 단절을 우려하지 않도록 여성을 위한 노동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육아휴직 연장이나 보육 확대, 보편적 아동수당, 지자체 보너스 등 복지정책은 큰 효과는 없었다. 단지 돈을 좀 더 줬을 뿐”이라며 “여성 중 3분의 1은 유급 육아휴직에 해당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자녀를 갖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육아 휴직을 낸 여성이 복직할 경우 기존 직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적인 이민을 허용하는 등 문호 개방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티모시 스미딩(Timothy M. Smeeding) 미국 위스콘신대 석좌교수는 “영구적 이민을 가능케 하고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누구든 국적을 제공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완벽한 해법은 아니지만 한국의 출산율을 높이는 것보다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으면 소비자와 노인을 부양할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연금 조달도 힘들어져 국가가 유지될 수 없다”며 “아일랜드와 미국에서 이 정책을 펼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민자들은 미국 연방정부에 세금을 내고 연기금에도 기여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이데일리 전략포럼’의 첫날 행사로 진행됐다. 이데일리는 이날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사흘간 ‘인구 위기…새로운 상상력,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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