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음주운전 정황이 있지만 검찰도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진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는 특정 법률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사고 은폐에 관여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41) 대표 역시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본부장 전모씨는 증거인멸 및 도로교통법(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소속사 매니저 장모씨는 불구속기소 했다.
김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44분경 음주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택시와 충돌하고도 아무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 위반)를 받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 전 본부장과 공동범행으로 매니저 장모씨가 대신 경찰에 자수하게 한 혐의(범인도피 교사)도 적용됐다. 이 대표는 매니저 장씨에게 김씨가 도피할 ?? 사용한 차량의 블랙박스 저장장치 제거를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를 받는다. 전 본부장은 사고 직후 사고차량의 블랙박스 저장장치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를 받는다. 또 술에 취한 장씨에게 사고차량의 키를 건네고 장씨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한 혐의(음주운전 방조)도 있다.
매니저 장씨는 허위 자수를 부탁받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김씨 차를 대신 운전해 10일 오전 2시께 경찰에 허위 자수한 혐의(음주운전, 범인도피)를 받는다. 또 이 대표의 지시를 받고 도피차량의 블랙박스 저장장치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도 있다.
다만 검찰은 앞서 경찰이 김씨를 송치하면서 적용했던 음주운전 혐의를 김씨에게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정지 수준인 0.031%로 판단했다. 그러나 김씨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하면 역추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조직화된 사법방해에 무력한 입법 공백을 명확하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자 바꿔치기 등 사법방해로 인해 불명확한 음주운전 혐의로는 처벌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막대한 수익과 투자 창출력을 바탕으로 소속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김씨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소속사의 자산총계는 전년 대비 4.8배(14.8억원 → 71.9억원), 매출액은 약 2.9배(48.8억원 → 141.1억원), 영업이익은 약 31.3배(1.1억원 → 34.4억원) 급증했다. 또 2022년과 2023년에는 100원 이상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에 소속사 입장에서는 김씨의 음주 뺑소니 범행이 알려질 경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조직화되고 거듭된 거짓말로 법망을 빠져 나가는 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입법 미비가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허위 진술,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음주 등 사법방해에 대한 처벌규정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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