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슨 디섐보가 자신의 스윙에 적용한 AI 영상 분석 시스템. 이 분석을 통해 임팩트 때 왼쪽 골반이 1인치 올라가도록 변화를 줬다. |
감이 아닌 데이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인공지능(AI) 기술을 받아들이자 '무결점 선수'가 됐다. 가볍게 330야드를 날리는 장타자인 그는 정교함까지 장착해 자신의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디섐보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결은 정교한 장타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337.9야드를 기록한 그는 대회 출전 선수들의 평균인 310.9야드보다 27야드 앞섰다. 페어웨이 안착률 역시 첫날 86%를 기록해 이전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드라이버샷을 똑바로 보내며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드라이버샷이 흔들려 어려움을 겪었던 디섐보가 단숨에 달라진 건 AI 기술 덕분이다. 지난주 리브(LIV) 골프 휴스턴 대회 때부터 스포츠박스 AI 영상 분석팀과 함께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스윙과 샷을 포어사이트 GC쿼드 데이터로 확인하게 된 뒤 드라이버샷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AI 빅데이터가 각 신체 부위를 정확하게 인식해 3차원 스윙과 함께 스윙 궤도 등 상세 데이터를 곧바로 보여주는 게 스포츠박스 AI 영상 분석 시스템이다.
디섐보가 AI 기술을 자신의 스윙에 적용한 이유는 두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동작 때문이다. 공이 왼쪽으로 감기거나 오른쪽으로 밀리는 이유 등을 데이터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만큼 디섐보는 지난주 AI 영상 분석팀을 자신의 팀에 합류시켰다.
이지혜 스포츠박스 AI 대표는 "미스샷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의견이 아닌 확실한 데이터를 달라고 하는 선수가 디섐보다. 지난주부터 AI 빅데이터가 분석한 결과를 이용해 스윙을 점검하고 있는데 곧바로 우승을 차지했다"며 "물리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동작으로 인해 실수가 나오는지를 확실하게 알게 된 만큼 디섐보가 빠르게 변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로 구질을 선호하는 디섐보가 가장 싫어하는 실수는 오른쪽으로 밀리는 푸시샷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왼쪽 골반이 임팩트 순간 어드레스 때보다 목표 방향으로 1인치 밀리는 것을 발견한 그는 곧바로 자세 교정에 돌입했다. 스윙코치인 데이나 달퀴스트와 함께 왼쪽 골반을 임팩트 때 위로 1인치 올라가도록 스윙에 변화를 주자 드라이버샷이 똑바로 가기 시작했고, 정교한 장타자로 변신했다.
달퀴스트 코치는 "골반 움직임이 잘못돼 오른쪽으로 밀리는 드라이버샷이 나온다는 것을 AI 영상 분석팀과 협업해 알게 됐다"면서 "스윙 데이터를 확인한 디섐보는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받아들였다. 제자리에서 회전을 가져가면서 왼쪽 골반을 이전보다 1인치 높게 가져가게 했는데 제대로 적중했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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