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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왜곡 소설인데 살 수 밖에 없어요”...5·18 기념재단으로 온 사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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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재단 “도서관마다 역사왜곡 도서 구입 제한 규정 미비”

“5·18 왜곡 소설 구입을 막을 방법이 없어요.” 5·18기념재단은 최근 A공공도서관으로부터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왜곡·폄훼해 실형을 선고 받은 보수 논객 지만원(81)씨의 책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5·18기념재단(이하 기념재단)은 “최근 지씨가 감옥에서 5·18을 왜곡·폄훼한 내용을 담은 옥중 소설을 출간했고 한 공공도서관에 ‘구입 희망도서’ 신청이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지만 도서관 내부에 역사왜곡과 관련된 책의 구입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기념재단은 17일 “전국 도서관의 역사왜곡 도서 열람 및 구입 제한규정 점검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기념재단은 전국 도서관을 대상으로 도서관 이용자가 도서관이 소장하지 않고 있는 도서의 구입을 요청할 때 제한사항이 담긴 ‘희망도서 신청 제한자료’ 규정을 조사한 결과 수험서, 문제집, 학습서, 무협지, 판타지 소설, 애정 소설, 게임·만화 등 오락용 자료 등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기타 부적합 판단 도서’ 제한 규정이 있는 도서관도 있지만 기준이 불명확해 구체적 명시가 필요하다”며 “전국 도서관의 희망도서 및 자료 구입·선정 제외 기준에 ‘역사적 사실 왜곡 자료’를 추가·보완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법원이 5·18 왜곡을 이유로 판매·배포를 금지한 도서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출판·배포 등 금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전두환 회고록’과 지난 2021년 같은 결정이 내려진 지씨의 ‘북조선 5·18 아리랑 무등산의 진달래 475송이’ 등이다.

전두환 회고록에는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이란 내용이 담겼고, 지씨의 도서에는 ‘5·18은 북한 특수군에 의한 공작’이란 주장이 실렸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방부는 ‘5·18 북한군 개입설은 허위’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었다.

한편 기념재단은 지난 2021년과 2023년 공공도서관 1200여 곳과 전국 대학 도서관 등 450여 곳을 대상으로 5·18 왜곡·폄훼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1181권의 관련 도서가 비치된 것을 확인하고 864권에 대해 보존 제외 등 조치를 마쳤다. 317건에 대해서는 조치가 예정됐거나 진행 중이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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