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외환시장 연장…거래량 증가 여부 관건
국내 외환시장 개방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행권에선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해외 지점을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으로 등록하고, 국내에선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외환시장 개방에도 향후 거래량 증가로 은행들이 수익을 제고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지난 14일 총회에서 원·달러 거래시간을 다음날 새벽 2시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원·달러 거래시간은 기존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오전 9시~새벽 2시로 길어진다.
은행권은 외환시장 변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준비를 해왔고, 최근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 지점에 대해 RFI 인가를 마쳤고, 신한은행은 런던에 이어 인도와 베트남 지점도 RFI 등록을 신청했다.
우리은행은 런던에 트레이딩 데스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런던 지점에 대해서는 RFI 등록 신청도 검토 중이다. RFI는 정부에서 인가받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으로 올해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은행들은 국내 딜링룸 연장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외환시장 운영 마감 시간이 대폭 늘어나는 만큼 대부분이 노동조합과 탄력근무제 도입에 합의하고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문제는 외환시장 개방이 실질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비용과 인력 등이 투입됐지만 은행들이 외환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을 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미 작년 10월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선제적으로 연장 운영을 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아직 유의미한 거래 증가는 없는 상황이다.
RFI에 대한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 허용에 따른 구조 변화 역시 국내 은행으로선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기존에는 해외 고객이 한국 외환시장에서 거래를 원할 시 국내에 있는 은행을 통해 거래해야 했다면 7월부터는 해외 지점 등 RFI에서 직접 거래가 이뤄진다.
국내 본점이 처리하던 업무를 해외 지점이 직접 하게 됐다는 차이가 있다. 기존에도 연결 기준 재무제표상 해외 지점이 포함됐던 만큼 실질적 변화는 없다고 금융권에서는 설명한다. 그럼에도 RFI 등록을 위해 전문인력 등을 투입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7월에 본격적인 정책 시행 이후 외국 자본 유입 등 거래량이 늘 수 있지만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이제는 은행 본점과 해외 지점이 각각 국내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는 기관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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