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DJ 주도 내란’ 인쇄물 돌린 허식 前 인천시의회장 불송치

허식 전 인천시의회 의장. /뉴스1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 ‘DJ(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주도한 내란’이라고 보도한 신문을 시의원들에게 돌렸다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허식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경찰 조사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12일 허 전 의장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1계는 5·18 민주화운동법 위반,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된 허 전 의장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허 전 의장은 지난 1월 2일 시의원 40명 의원실에 한 언론사의 신문을 배포했다. ‘5·18 특별판’으로 40면으로 제작된 신문이었다.

여기에는 ‘5·18은 DJ 세력·북한이 주도한 내란’ ‘5·18 유공자 상당수가 5·18과 관련 없는 인물’ 같은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배포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일부 신문은 회수됐다.

허식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지난 1월 2일 전체 시의원에게 배포한 특정 언론사의 5·18 특별판 신문. /뉴시스

그 뒤 인천지역연대와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는 허 전 시장을 5·18 민주화운동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5·18 민주화운동법 제8조는 신문, 잡지, 방송, 그 밖에 출판물 등으로 5·18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해두고 있다.

다만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를 위한 것이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예외 조항도 있다.

허 전 의장 측 변호인은 수사 과정에서 “허 전 의장은 5·18에 대한 판단 없이 단순히 신문을 전달했을 뿐이고, 의정활동에 참고하라는 의미에서 배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허 전 의장은 징계 논의 당시 국민의힘 인천시당 윤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탈당했다. 이후 시의회 본회의에서 의장 불신임안이 가결돼 의장직을 상실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 건과 관련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법리 검토를 했으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허 전 의장은 지난해 “인천 교육이 교묘히 공산주의를 교육시키고 있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고, 2022년엔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관들을 두고 “경찰 나부랭이들”이라는 표현을 써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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