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공장·방공망 등 겨냥…이란 혁명수비대·헤즈볼라 수십명 사망"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불타는 들판을 바라보는 골란고원의 드루즈인들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친이란 성향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해 온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관련 군사시설과 이란제 무기 공급선 등을 겨냥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수년간 시리아에서 친이란 민병대 등을 폭격하는 등 비밀 군사작전을 지속해 왔다.
최대 적국인 이란의 주요 동맹인 데다 중동 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 연합체 '저항의 축'에 속한 헤즈볼라가 이란에서 무기를 공급받는 핵심 경로여서다.
특히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이에 동조한 헤즈볼라가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북부를 타격하면서 이런 작전은 더욱 활발해졌다.
미국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에 파견된 프랑스 외교관 셀린 우이살은 이스라엘이 가자전쟁 발발 후 6개월 동안 시리아를 폭격한 횟수는 50회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약 20명의 이란 혁명수비대(IRGC) 당국자가 숨졌고, 헤즈볼라도 지휘관급 인사 3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우이살은 밝혔다.
가자 전쟁 발발 전인 작년 1월∼10월 초까지만 해도 시리아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숨진 헤즈볼라 지휘관은 한 명도 없었고 IRGC 당국자는 2명에 불과했다.
레바논 국경마을 주변 언덕 위로 떨어지는 포격 |
이스라엘군의 이런 활동은 올해 4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을 겨냥한 폭격이 이란과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뻔하면서 한때 잦아들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빈도와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우이살은 지적했다.
예컨대 이달 2일에는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 인근 채석장이 이스라엘군의 공습 대상이 됐다.
복수의 소식통은 채석장 내에 숨겨진 헤즈볼라의 미사일 제조 공장이 파괴됐고 마침 이곳을 찾았던 IRGC 소속 고문 사이드 아브야르 등 18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 폭격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IRGC 당국자가 사망한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리아 정보기관 관계자는 지난달 29일에는 시리아 서부 홈스에서 레바논으로 유도 미사일 부품을 운반하던 차량이 폭격당했고, 같은 달 20일에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던 헤즈볼라 대원들이 공습받았다고 말했다.
이달 10일에는 시리아에서 국경을 넘어 레바논에 들어선 유조차 행렬이 미사일 세례를 받아 헤즈볼라 대원 3명 등이 사망하기도 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군이 보유한 대공미사일과 조기경보 레이더 등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군 당국자는 "어떨 때는 심지어 우리가 장비를 설치하기도 전에 이스라엘이 폭격을 가해온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주변에서 포탄을 준비 중인 이스라엘군 병사들 |
시리아와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전면전에 앞서 헤즈볼라의 전력을 가능한 약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하마스와의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전면전이 시작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게 시리아 정부 당국자들의 시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의 '매우 강한 조처'를 준비 중이라고 경고하는 등 이스라엘 당국자들도 헤즈볼라와의 확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국경 너머에서 로켓 등을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지난 8개월여간 이스라엘 북부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왔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응해 공격 원점을 보복 폭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북부에선 최소 6만명의 주민이 피란을 떠났고, 레바논에선 300명 가까운 헤즈볼라 무장대원과 민간인 90명을 포함해 최소 46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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