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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싱가포르, 김정현 기자) 이강인은 언제 입을 열까.
이강인은 6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5차전 싱가포르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뽑아내고 한국의 7-0 대승 일등공신이 됐다.
이강인이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왜 뛰고 있는지를 여실히 알려준 경기였다.
상가포르의 초반 저항에 살짝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9분 이강인의 통렬한 오른발 골로 대승의 물꼬를 텄다. 평소 왼발만 잘 쓰던 이강인이 그간 갈고 닦은 오른발 실력을 A매치에서 처음 과시한 날이었다. 한국이 3-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9분에 왼발 득점에 성공,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강인에 추가 실점을 내준 뒤 싱가포르는 와르르 무너졌다. 이강인은 한국이 5-0으로 크게 앞선 후반 12분 엄원상과 교대하며 벤치에 앉았다.
라인을 끌어올린 싱가포르 맞불 의지가 이강인의 원맨쇼 앞에 무력화됐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르는 각종 A매치에서 이강인이 답답한 공격을 개인기로 뚫어 이기는 경우가 많다. 손흥민 원맨쇼였던 공격 패턴에 이강인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화력이 다양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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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90분 경기를 7골 차 대승으로 마무리했고, 당연히 취재진 입장에선 이강인의 한 마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강인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의 취재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유유히 대표팀 버스에 올랐다. 취재진을 모른 척하고 지나가려던 그는 거듭된 요청에 왼손을 내저으며 양해를 구하고 그대로 빠져나갔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 취재진들은 그의 취재 거부로 허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사실 믹스트존은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인터뷰를 하는 곳은 아니다. 인터뷰 의향이 없다면 그냥 지나쳐도 되고 취재진 역시 이를 알고 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앞두고 논란을 일으켰던 공격수 박주영이 예다. 그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는 등 맹활약하며 자신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으나 경기 직후 한국 취재진을 따돌리며 인터뷰를 사실상 거절한 적이 있다. 이번 이강인의 행동도 아예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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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을 이날 싱가포르전 한 경기가 아니라, 최근 몇 차례 A매치로 좀 더 길게 열어놓고 보면 그의 행동이 석연치 않은 것도 맞다.
이강인은 지난 2월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의 경기 전날 이른 바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주장 손흥민과 몸싸움을 벌여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을 입었고 지금까지 외관상으론 후유증이 남은 모습이다. 이후 영국 '더선'의 보도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되자 이강인은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연고지인 런던까지 달려가 사과했고 손흥민 역시 SNS를 통해 이를 공개하고 이강인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
이강인은 아울러 지난 3월 A매치를 위해 귀국한 뒤 언론 앞에서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손흥민은 같은 날 "(이강인으로 인해 다친)손가락 관련해 보도를 그만 해달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정리를 다시 한 번 부탁했다. 국내 취재진 중에서 이를 수긍하지 않은 이가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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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강인은 이후 국내 취재진 앞에서 입을 꾹 닫고 있다. 지난 3월 아시아 2차예선 태국과의 2연전에 이어 이번 싱가포르 원정에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다 끝난 것으로 간주된 아시안컵에서의 '그 사건'을 취재진이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강인의 인터뷰 거부 뒤 손흥민이 믹스트존에 한 번 더 나타나 여러 질문에 답변했다는 것도 이채롭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직후 방송 인터뷰, 기자회견에 이어 믹스트존 질의응답까지 3개 인터뷰를 연달아 소화했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아픈가봐요"라며 후배를 두둔한 뒤 답변 보따리를 내놨다.
이강인에게 이제 와서 '그 사건'을 물어볼 취재진은 단언코 아무도 없다. 이강인이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다시 한 번 열어야 할 시점이다.
사진=싱가포르, 김정현 기자/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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