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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당장’ 데려올 수 있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였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라고 해도 대다수 선수들은 6월까지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계속 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마이너리그 대우도 좋아져 ‘대체 외국인 선수’로는 KBO리그에 가지 않겠다며 차라리 내년 시즌을 앞두고 한국행을 고려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대만을 뒤졌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고, 미국 독립리그까지 봤지만 확실히 당기는 선수가 없었다.
결국 SSG는 올해부터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엘리아스는 6주 이상 결장한다는 진단서가 있었고, 제도 활용의 기본 요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일단 급한 대로 선발 한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하고 엘리아스의 재활 과정과 미국 사정을 모두 지켜본다는 심산이었다. 그 과정에서 레이더에 걸린 선수가 바로 시라카와 케이쇼(23)였다. 일본 출신으로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6주간 그에게 지급해야 하는 급여는 180만 엔(약 1573만 원). 외국인 선수들의 월봉이 10만 달러(약 1억3760만 원)에 이른다는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저렴한 선택이기는 했다. 여기에 일본에서 뛰고 있었기에 시차 등 적응이 수월했고, 선수 또한 성공의 의지가 충만했다. 특급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국내 5선발 자원들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 시라카와는 6월 1일 고척 키움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결과는 5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투구였다. 경기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리면서 다소 고전했으나 위기를 잘 넘겼고, 이후로는 몇몇 고비를 잘 막아내고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춘 끝에 결국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4개의 볼넷은 보완점이었지만, 6개의 탈삼진은 적지 않았다. 이날 경기 피안타율도 0.176에 불과했다.
키움 타선이 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타선은 아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장점을 드러냈다. 우선 구속이 나쁘지 않았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시라카와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0.3㎞가 찍혔다. 평균 구속도 146.3㎞로 나쁘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아주 강속구 투수라고는 볼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버틸 수 있는 구속 자체는 나왔다.
여기에 시라카와의 패스트볼은 조금 더 특별한 점이 있었다. 우선 키가 아주 큰 선수는 아닌데 타점이 높다. 팔 각도를 높이는 스타일이다. 패스트볼의 릴리스포인트는 190㎝를 웃돌았다. 여기에 수직무브먼트가 뛰어났다. 물론 선수의 릴리스포인트에 따라 수직무브먼트는 그 위력이 달라지지만, 시라카와는 릴리스포인트가 높으면서도 50㎝ 이상의 수직무브먼트를 자랑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이론적으로 높은 쪽 코스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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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체적인 완성도가 미국에서 데려온 외국인 투수만큼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선수가 성공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는 건 하나의 기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시라카와는 매년 드래프트에 도전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독립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으로 그 꿈을 놓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일본 구단의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 특급 대우까지는 아니어도 지명 기회는 열릴 수 있다.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SSG가 엘리아스 대신 시라카와를 시즌 끝까지 쓸 수도 있다.
한편으로 6주 뒤 엘리아스가 정상적으로 돌아와 ‘단기 알바’를 끝낸다고 해도 타 KBO리그 팀들이 영입할 수 있어 한국 내에서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일단 여기 온 만큼 기회는 많이 생긴 셈이다. 시라카와가 몇몇 약점을 지워내고 5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선발이 된다면 SSG의 이번 선발은 성공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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