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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라파 난민촌 폭격에 美정밀폭탄 GBU-39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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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한 여성이 아기를 안은 채 전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난민촌을 바라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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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지난 2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내 난민촌 공습 당시 미국이 지원한 포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워싱턴포스트는 전직 미 육군 폭발물 처리 기술자를 비롯한 전문가 4명의 분석을 인용하면서 “이스라엘군이 26일 공습에 사용한 포탄은 미국산 정밀 포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공습 현장 인근에선 GBU-39 포탄의 파편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2005년 미국이 독자 개발한 정밀 유도 항공 포탄이다. 파편에 찍힌 숫자 ‘81873′은 GBU-39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방산 업체의 고유 식별 코드로 드러났다. 한 전문가는 “GBU-39는 민간인이나 민간 시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이는 이날 공습을 두고 “라파 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대원들을 겨냥해 소형 포탄으로 정밀 공격을 시도했다”고 한 이스라엘 측 주장과 일치한다.

미국은 작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 ‘조건 없는(unconditional)’ 무기 지원을 해왔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관리하는 무기 이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급한 정밀 유도 포탄은 1000여 개에 달한다. 미국은 지난 10일 발표한 국무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군이 미국이 지원한 무기를 국제인도주의법이나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식과 부합하지 않게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지만, 무기 지원 중단에 대해선 언급하지는 않았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습에 사용된 무기의 출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존 커비 미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포탄) 폭발과 화재 원인에 대한 세부 정보를 더는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스라엘이 정밀 유도 포탄을 사용했다면, 표적을 신중하게 겨냥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포탄의 출처는 언급하지 않고 “17kg 소형 탄두를 장착한 탄약 두 발”이라고만 했다.

국내외의 비판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스라엘은 아직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져 민간인 피해가 커진다면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었다. 지난 28일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습해 민간인 20여 명이 추가 사망한 이후에도 미국 정부는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라파에서의 군사작전이 ‘제한적 규모’였다고 주장한다. 해당 작전이 그러나 수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 보좌관은 29일 공영방송 칸(Kan)과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투는 2024년 내내 지속될 것”이라며 “최소 7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한편 이날 개전 이후 하마스 전체 병력 3만명 중 약 절반가량을 사살했다고 했다. 라파와 이집트 국경 완충지대에 위치한 ‘필라델피 통로’를 장악함으로써 하마스의 무기 밀수 경로를 찾아냈다고도 했다. 민간인이 아닌 하마스 병력 공격에 집중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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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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