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대구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와 강원 FC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이날 대구 선발 명단엔 22세 이하 선수가 무려 5명이 포함됐다. 정재상(20), 박세진(20), 황재원(21), 박용희(22), 박진영(22)이었다.
박 감독은 어린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다. 박 감독은 1997년 청구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한양대학교 축구부 코치, 감독, 정명고 축구부 감독, 양천 FC U-18 감독, 단장, 홍익대학교 감독 등을 역임했다. 박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지 27년 만에 프로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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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팀 득점 1위를 기록 중인 박용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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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황재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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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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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20대 초반 선수들의 성장 속도에 주목한다.
박 감독은 “B팀에서 훈련하던 어린 선수들을 A팀으로 올려서 훈련시키곤 한다”며 “그 나이대 정상급 선수라도 처음엔 A팀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볼 터치, 패스, 슈팅 등 기본기에서부터 A팀 선수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움직임, 몸싸움 등에서도 요령이 떨어진다. 그런데 프로 A, B팀을 오가는 선수들은 성장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함께 훈련하는 선수들이 K리그1에서 꾸준히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선수들과 훈련장에서 부딪히면서 자기도 모르게 선배들의 장점을 흡수하는 거다. 예를 들어 어린 선수들이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세징야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것도 큰 경험이다. 세징야가 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엄청난 조언이자 자산이 될 수도 있다.” 박 감독의 얘기다.
대구는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6경기에서 2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의 성적은 1승 4무 3패였다. 20대 초반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활약하면서 대구의 기동력과 공격력이 살아났다는 게 축구계의 공통된 평가다.
대구는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8경기에서 6골에 그쳤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난 후 6경기에선 8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 중심에 팀 득점 공동 1위를 기록 중인 박용희(3골), 정재상(2골) 등이 있다.
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분위기를 타면 거칠 게 없다”면서 “훈련할 때도 보면 정말 열심히 하고 두려움 없이 부딪힌다”고 말했다. 이어 “B팀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선수가 더 있다. 한 선수는 조만간 K리그1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 듯하다. 어린 선수들은 에너지가 넘치지 않나. 그 에너지를 실전에서 모두 쏟아낼 수 있다면 대구는 더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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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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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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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26일 강원에 1-2로 패했다.
후반 추가 시간 강원 황문기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헌납한 석패였다.
대구는 선제골을 허용한 뒤 상대를 더 강하게 압박하는 등 확실히 달라지고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어린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기 시작하면서 중·고참 선수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인지 베테랑 선수들이 쉬어야 할 때 잘 안 쉰다.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자 땀방울을 아끼지 않는 까닭이다. 물론 프로의 세계다.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유 하나로 출전 기회를 잡을 순 없다. 훈련장에서 능력을 보이고, 실전에서 증명해야 한다.” 박 감독의 말이다.
대구에 20대 초반 선수들만 있는 건 아니다. 대구의 살아 있는 전설 세징야(34)는 여전히 팀 에이스 역할을 한다. 에드가(37), 오승훈(35), 홍 철(33), 김진혁(30) 등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벨툴라(24), 김영준(24), 고재현(25), 장성원(26) 등 20대 중반 선수들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분명한 건 20대 초반 선수들의 성장과 활약이 대구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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