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8 (화)

‘통한의 비껴치기 실패’ 김준태 첫 우승 무산…세계415위 ‘언더독 신화’ 쩐득민 우승[호치민3쿠션월드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6일 호치민3쿠션월드컵 결승전서
김준태 17점차 대역전 불구 46:50(22이닝)패
21이닝 3득점 후 비껴치기 실패 ‘아쉬움’
2차예선(PPQ)출발 쩐득민 ‘언더독 신화’ 써
공동3위 하스하스, 키라즈


매일경제

26일 베트남 호치민시 응우옌두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호치민3쿠션월드컵’ 결승전에서 김준태는 쩐득민에 아쉽게 패하며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시상대에 나란히 선 김준태(왼쪽)와 쩐득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독히도 운이 안따랐다. 하지만 통한의 비껴치기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막판 어렵게 경기를 뒤집고 맞은 21이닝 46:45. 김준태는 고민 끝에 비껴치기를 선택했는데, 짧았다. 그 다음 이닝서는 키스로 득점이 무산되면서 쩐득민에게 공격기회가 넘어갔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3쿠션월드컵 사상 손꼽히는 대역전극이 될뻔한 경기가 아쉽게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김준태가 ’인생경기‘를 펼친 홈그라운드 베트남의 쩐득민에게 패하며 3쿠션월드컵 첫 우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26일 밤 베트남 호치민시 응우옌두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호치민3쿠션월드컵’ 김준태(세계 4위, 경북체육회)–쩐득민 결승전. 경기장은 쩐득민을 응원하러 온 베트남 관중들로 관중석의 2/3 이상이 꽉 들어찼다. 김준태가 무려 17점차를 뒤집는 기적같은 경기를 펼쳤지만 끝내 46:50(23이닝)으로 패했다. 지난해 12월 샤름엘셰이크3쿠션월드컵에서 야스퍼스에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두 번째 준우승이다.

반면 2차예선(PPQ)부터 대회를 시작, ‘인생경기’를 펼친 쩐득민(세계 415위)은 3쿠션월드컵 사상 최고의 ‘언더독 신화’를 쓰며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베트남 선수로는 쩐꾸엣치옌에 이은 두 번째 3쿠션월드컵 우승자다. 공동3위는 튀르키예의 부락 하스하스와 톨가한 키라즈(17위)가 차지했다.

‘불운에 눈물’ 김준태, 난구배치 이어져
쩐득민 관중 덕에 ‘오구파울’ 피하기도
매일경제

우승한 쩐득민이 관중석 앞으로 다가가 관중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우승을 확정지은 쩐득민이 관중석으로 다가가 우승의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시상식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번대회 입상자들. (왼쪽부터)준우승 김준태, 우승 쩐득민, 공동3위 부락 하스하스, 톨가한 키라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결승전에서 김준태는 쩐득민, 홈관중, 불운 ‘3적(敵)을 상대해야 했다.

뱅킹을 놓친 것부터 컸다. 선공 쩐득민은 5점장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이후 4이닝까지 13점을 쌓았다. 반면 김준태는 1득점에 그치며 1:13으로 끌려갔다. 이후 김준태가 부지런히 추격했지만 쩐득민은 쉽게 따라잡히지 않았다.

이때 돌발 변수가 생겼다. 쩐득민이 12이닝 공격에서 김준태 볼인 노란 공으로 공격하려 하자 관중들이 함성을 질러 신호를 보냈다. 쩐득민은 그제서야 ’오구‘(誤球)임을 알고 원래 자신의 공을 툭치면서 의도적으로 득점을 피했다.

만약 쩐득민이 ’오구파울‘을 했다면 그 상태에서 김준태에게 공격권이 넘어간다. 어쨌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 흐름이 끊겼고, 쩐득민이 14이닝째 1점을 보태며 25:16으로 브레이크 타임을 맞았다.

솔직히 전반전 플레이를 보면 그나마 9점차만 난게 다행이었다. 김준태에겐 불운의 연속이었다. 까다로운 배치를 용케 풀어 공격을 성공시키면 다음 배치 역시 난구였다. 전반전 내내 그랬다. 장타는커녕 연속득점조차 하기 어려웠다.

매일경제

이번대회 입상자들을 비롯, 대회 고위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준우승 김준태, 우승 쩐득민, 공동3위 부락 하스하스하스, 톨가한 키라즈, 베트남당구연맹 레선하이 회장, 빈투안성 인민위원회 응우옌민 부위원장, UMB 파룩 바르키 회장. 올해 세계3쿠션선수권은 오는 9월 베트남 빈투안성에서 열린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양상은 후반 중반까지 계속됐다. 김준태에겐 뒤돌리기와 같은 오픈찬스도 오지 않았다.

오히려 쩐득민이 연속득점으로 승세를 굳혀갔다. 김준태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쩐득민이 18이닝에 하이런8점까지 터뜨려 41:24가 되면서 점수차가 17점으로 벌어졌다. 사실상 상황종료였다.

이때부터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김준태가 19이닝째 하이런7점으로 31:44 13점차로 좁혔다. 그러나 쩐득민과 베트남 관중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20이닝. 한 점 한 점 점수를 쌓으며 12득점하면서 43:45, 2점차로 따라붙었다. 전날 쿠드롱을 무너뜨린 하이런22점이 연상됐다. 쩐득민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베트남 관중들도 조용해졌다. 마침내 21닝 김준태가 3득점으로 이날 경기서 처음으로 앞섰다. (46:45)

그러나 3득점 후 문제의 비껴치기 배치가 나왔고, 짧게 빠졌다. 22이닝 쩐득민의 2득점 후 공격권이 김준태에게 넘어왔으나, 이번에는 키스로 득점이 무산됐다. 그리고 마지막 23이닝, 쩐득민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3득점,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세계랭킹 415위 쩐득민의 ’언더독 신화‘가 완성된 순간이다. [호치민(베트남)=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