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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천우희, '더 에이트 쇼'로 이룬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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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 인터뷰
다작 속 도전 의식
파격적 캐릭터 8층과 공감한 대목은?
한국일보

최근 천우희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에이트 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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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가 '더 에이트 쇼'로 생경한 캐릭터를 소화해 냈다. 연기를 하고 한 작품을 무사히 마치는 것이 마치 '등산' 같다고 표현하는 천우희에게 남다른 성취감, 또 뿌듯함이 느껴졌다.

최근 천우희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에이트 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7일 공개된 후 넷플릭스 국내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극중 천우희는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광기로 투영한 8층 역을 맡았다. 오롯이 흥미에 이끌려 쇼에 참여하게 된 8층은 파격적인 행동으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번 작품에서 천우희는 그야말로 '파격의 아이콘'이다. 영화 '한공주'나 '곡성',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 그의 대표작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다른 결이다. 과감한 수위부터 표현까지 천우희의 새로운 도전이 '더 에이트 쇼'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에게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톤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인물은 사회를 대변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현실감이 들게 한다면 혐오스럽거나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캐릭터스러운 것을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천우희는 최대한의 텐션으로 임했다. 무겁고 잔혹한 장면에서도 환기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한껏 톤을 올리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때론 입체감을 살리기 위한 고민도 있었지만 '더 에이트 쇼'가 각 층으로 묘사되는 여덟 캐릭터의 앙상블을 고려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천우희는 공간과 인간에 집중했다. 그가 바라본 8층은 순수악보다는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재미만을 생각하는 인물'이다. 피지배층과 지배층, 참가자와 주체자를 구분해 공평의 아이러니에 집중했다.

시청자들처럼 천우희 역시 이 역할이 새롭고 도전적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수년간 영화 '앵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드라마 '이로운 사기'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등 열일 행보를 이어왔던 천우희에겐 나름의 소신이 있었다. 같은 배우가 연기하기 때문에 보는 이들에겐 비슷한 결의 연기로 보일 수 있겠으나 연기자 스스로에겐 다방면의 확장이라는 목표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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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에서 천우희는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광기로 투영한 8층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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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선택했을 당시 천우희는 자신과 8층이 완전히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했단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간극이 좁혀졌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인물은 계속 인간 본성에 대해 탐구해요. 그리고 맞닿아하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어요. 저 역시 인간 본성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사람이거든요. 어쩌면 지금 나의 직업과 비슷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류준열 박정민 박해준 이주영 이열음 배성우 문정희까지 색채 강한 배우들이 한 곳에 모였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냐는 질문에 천우희는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 텐션을 맞추고 한 장면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촬영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고충을 느끼며 서로 텐션을 더욱 끌어올렸다. 항상 유쾌하게 풀어갔다. 그런 기운들로 이 작품을 잘 버티지 않았나 싶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매일 매일 분위기 메이커가 바뀌었다. 현장에서 각각의 롤이 달랐다. 류준열은 본인이 본 유머 '짤'을 공유한다. 박정민은 리액션을 한다. 문정희 언니는 항상 언니처럼 받아줬다. 박해준 선배님도 배려를 했고 열음씨는 막내로서 귀엽게 현장에 있었다. 배성우 선배님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한 번씩 웃기다. 강하게 개그감을 보여준다. 이주영도 동갑이라서 가깝게 지냈다. 이처럼 8명이 한 팀으로 매번 같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가 어떤 정답이나 메시지를 내리기 보단 화두를 던지는 역할을 한다고 바라봤다. 그의 말처럼 작품은 가장 보통의 인간으로 표현되는 3층이나 인의를 쫓는 2층, 또 폭력으로 지배층에 서는 6층 등 여러 인간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들의 '쇼'로 풀이된다.

그에게 연기는 여전히 힘들고 고민투성이의 영역이다. "연기는 매번 힘들어요. 쉬운 연기는 없죠. 즐겁지만도 않지만 이 신에서 이 인물이 하는 적절한 표현은 뭘까 고민할 때의 쾌감이 커요. 마치 연기를 할 때 하나하나 깃발을 꽂는 기분인데 마치 등산 같아요. 매번 어렵고 힘들지만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습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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