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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13구 12볼이라고?' ERA 13.50 트레이드 영입 불펜에 경악…로버츠도 비판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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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투구였다. 실망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뒤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말도 안 되는 투구로 패전을 떠안은 우완 불펜투수 요한 라미레스(29)의 투구와 관련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부상자가 속출한 불펜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카드가 이토록 힘을 실어주지 못하니 그럴 만했다.

다저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서 6-9로 역전패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다저스는 3연패에 빠지면서 시즌 성적 33승20패를 기록했다. 신시내티는 올 시즌 성적 21승30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약체팀이다. 그런 신시내티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으니 다저스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했다.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부터 불안했다. 4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4탈삼진 5실점에 그치면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페이스가 좋아 연패 탈출을 이끄나 싶었는데, 이날 조기 강판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84에서 3.49로 치솟았다.

2번째 투수로 등판한 라미레스가 최악의 투구를 펼치면서 팩스턴의 부진은 묻혔다. 라미레스는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하면서 3실점해 패전을 떠안았다. 3타자 상대로 공 13개를 던졌는데 볼이 12개였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투수가 맞나 싶은 투구 내용이었다.

라미레스는 지난 21일 다저스가 불펜 강화를 위해 뉴욕 메츠와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였다. 라미레스는 직구 평균 구속 94.6마일(약 152㎞)을 자랑하는 파이어볼러고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날은 전혀 제구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다저스에 와서는 2경기에서 2이닝, 평균자책점 13.50에 그치는 동안 삼진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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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현재 마무리투수 에반 필립스와 조 켈리, 라이언 브레이저 등 핵심 불펜투수들 몇몇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굳이 메츠와 현금 트레이드로 라미레스를 데려온 이유다. 다저스 불펜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3.34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 수준이지만, 불펜은 많으면 많을수록 이득이기에 부상자들이 빠진 자리에 카드를 일단 늘린 것이다.

5-3으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 스튜어트 페어차일드가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5-4로 쫓아오기 시작했다. 팩스턴은 2사 후 스펜서 스티어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요한 라미레스에게 공을 넘겼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팩스턴의 투구 수가 95개라 아웃카운트 하나 정도는 더 책임질 수 있는 상태였는데, 교체 시점이 왔다고 판단해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라미레스는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타자 타일러 스티븐슨을 사구로 내보내고, 산티아고 에스피날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계속해서 닉 마티니까지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해 5-5가 됐다.

로버츠 감독은 급히 악렉스 베시아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베시아는 2사 만루에서 조나단 인디아를 상대했는데, 3볼로 몰렸다가 풀카운트까지 만들고 6구째 시속 92.8마일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던져 이닝을 매듭짓고자 했는데 좌월 그랜드슬램을 얻어맞았다. 순식간에 5-9까지 벌어진 묵직한 한 방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서면서도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실망했다. 라미레스는 오늘(25일) 경기에서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라미레스는 마운드에 올라 그저 그가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오늘은 잘 해내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겨울 10억 달러(약 1조3680억원)를 쏟아부은 다저스라고 해도, 투수 11명이 한꺼번에 부상자명단에 오르면 어느 구단이든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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