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어떻게 14세 소녀는 인터넷 포르노 스타가 됐나

조선일보 양승식 기자
원문보기

어떻게 14세 소녀는 인터넷 포르노 스타가 됐나

서울맑음 / -3.9 °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사는 10대 소녀 엔지 바로나(Varona·18)는 인터넷의 유명 섹시 스타다. 구글에 바로나를 치면, 60만건 이상의 관련 콘텐츠와 6만3000여장의 사진이 검색되고 몇몇 사진은 포르노 사이트의 대문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바로나는 ‘섹시 모델’이 아니다. 4년 전, 자신의 인터넷 사진 보관함에 비키니 사진을 올렸다가 누군가의 해킹으로 사진이 유포됐다. 당시 나이 14세. 한번의 해킹으로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망가졌다. 출중한 미모를 가지고 있었던 베로나의 사진은 ‘14세 소녀’라는 이름과 함께 급속히 퍼졌고, 급기야 포르노사이트의 팝업 광고에 등장하는 ‘단골 사진’이 됐다.

인터넷에 출처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바로나의 사진

인터넷에 출처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바로나의 사진


9일 미 ABC 방송은 사진 유출로 ‘포르노 스타’로 낙인 찍힌 뒤 눈물의 세월을 보냈던 바로나의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 2007년 남자친구에게 보여줄 생각에 사진 공유 웹사이트 ‘포터 버컷’에 비키니 사진을 올렸다가 해킹당했다.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바로나의 사진을 무분별하게 유포했고 바로나는 인터넷의 ‘섹스 심벌’이 됐다.

바로나는 “당시 14세에 불과했고, 어떻게 해결할지 몰랐다”면서 “누군가 계정을 해킹해 사진을 퍼트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또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사진 대부분은 내가 아니다”면서 “누군가 자신인 것처럼 포토샵 처리를 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고등학교에 사진이 퍼졌을 때 친구들은 바로나를 왕따시키고 ‘난잡한 계집애’, ‘포르노 스타’라고 불렀다. 2번이나 학교를 옮겼고, 결국은 학교를 자퇴했다.

인터넷에 출처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바로나의 사진

인터넷에 출처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바로나의 사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바로나의 사진을 모아놓은 트위터 계정과 페이스북이 등장했고 “네가 사는 곳을 알고 있다”거나 심지어 “네가 원하는 것 같으니 강간하러 가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변호사를 고용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사진 유포와 각종 협박은 계속됐고 급기야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했지만 소용없었다. 바로나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마약과 술에 빠졌으며, 가출까지 하려 했다.

아버지 후안 바로나는 “포르노사이트에 사진이 있는 것을 본 순간 충격을 금치 못했다”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사진을 가져간 사람들에게 화가 난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