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지금까지 이런 대처는 없었다.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건은 연예계 역사에 또렷하게 기록될 수밖에 없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김호중 측은 수차례 대중을 속이려 했지만 수사 기관과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소속사 대표가 나서서 메모리 카드를 뺀 건 매니저 본인의 판단이었고, 거짓 진술을 한 건 소속사 대표의 부탁이었다고 밝혔다. 증거 인멸 시도와 조직적 사건 은폐 시도를 인정한 것. 그러면서도 김호중의 음주 여부에 대해서만큼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스크린 골프장과 음식점, 고급 회원제 유흥주점에서 일행이 술을 주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사고 후 경기도의 한 호텔로 몸을 옮기던 중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구입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결국 사고 후 열흘 만인 지난 19일, 김호중은 마치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 “저는 음주운전을 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양심 선언이 아닌, 코너에 몰리자 어쩔 수 없이 자백한 모양새, 뉘앙스가 역력했다.
사고 후 음주운전 인정까지의 열흘 동안 최악의 대처를 보여준 김호중. 하지만 지금까지는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듯 또 최악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호중이다. 먼저 팬카페에 “죄지은 사람이 말이 길면 뭐 하겠냐. 나는 아직 조사 중이다.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복귀를 암시했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
또한 김호중은 포토라인에 서는 것만은 피하고자 지하 통로를 통해 ‘도둑 출석’했고, 이후 소속사는 오후 5시께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고 조사가 끝난 뒤 김호중이 아닌 ‘변호사’가 현장에서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토라인에 서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지도 못한 김호중은 소속사 뒤로 숨더니 변호사 뒤에 또 숨었다. 오후 4시께 경찰 조사가 끝났음에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어렵다면서 버틴 그는 출석한 지 약 9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서는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남은 조사가 또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김호중이 떠난 자리에서 변호사가 그의 입장을 전할 뿐이었다.
이쯤되면 소속사와 김호중의 행동, 발언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될 지경이다. 김호중은 소속사 뒤에 숨었다가 이제는 변호사 뒤에 숨었고, 소속사는 최초 입장부터 눈가리기에 급급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기 망정이었지 김호중 측이 얼마나 수사기관, 사법기관, 대중을 우습게 봤는지 헛웃음이 나올 지경. 그 동안 논란을 일으키고 거짓말로 무너진 여러 스타들이 대중과 신뢰도를 회복하지 못하고 퇴출 수순에 이른 걸 모르기라도 한 걸까.
현재 대중이 느끼는 분노는 김호중 측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사고도 충격적이었는데 사건을 은폐하고 거짓으로 눈을 가리려 했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까지 들게 할 지경이고, 이는 괘씸죄까지 얹게 한 최악의 대처였다. 물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본인들이 자초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정성 있게 고개를 숙이지도 않고 있는 지금의 김호중. 여러모로 연예계 역사에 이름을 남길 그 이름이다.
한편 김호중 측 변호사는 “음주운전을 포함해서 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했고,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마신 술의 종류, 양을 말씀드렸다. 한순간의 거짓말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뒤늦게라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노여움을 풀어주시고 변호인으로서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도록 하겠다”며 “방어권 보장하면서 변호인으로서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거짓 진술을 하지 않게 하는게 변호사 법이다. 억울하지 않게 진실이 감춰지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