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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 “모든 선수 공수 가담… 매 경기 ‘원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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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위’ 돌풍 박태하 포항스틸러스 감독

전력 이탈에 시즌 전 기대 ‘뚝’

재정비·뒷심 덕 우려 불식

극적 경기에 ‘태하드라마’ 별명

“포기 않고 제 몫한 선수 덕

아직 초반… 최선 다할 것”

“아직 시즌 초반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프로축구 ‘전통의 강호’ 포항 스틸러스는 2024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2023시즌 FA컵(현 코리아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했지만, 내부 출혈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5년간 팀을 이끈 상징과도 같던 김기동 감독은 FC서울로 떠났고, 고영준·김승대·제카 등 주축 전력들은 대거 이적했다. 대신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 명가 재건을 노리는 서울, 전력을 강화한 전북 현대가 ‘3강’으로 꼽히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가져갔다.

세계일보

포항 박태하 감독이 2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순위에 만족해선 안 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이 지난 4일 전북전에서 승리한 뒤 박수를 치는 모습.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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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 시즌 뚜껑이 열리자 포항은 보란 듯이 녹슬지 않은 강자의 모습을 자랑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초보’ 박태하(55)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똘똘 뭉쳐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당 13경기씩 치른 가운데 포항은 승점 25(7승 4무 2패·골득실 +9)를 쌓았다. 2위 김천(승점 25·7승 4무 2패·골득실 +5)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선두다. 반면 3강 중 홍명보 감독의 울산만이 3위(승점 24)로 자존심을 지켰다. 서울은 8위, 전북 11위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 감독은 2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즌 시작 전 모두가 우리 팀을 두고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으나, 선수들의 땀을 쏟는 노력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면서도 “순위에 의미를 두기엔 아직 시즌 초반이다.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밝혔다.

변화가 컸던 만큼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 감독은 팀 재정비에 초점을 맞췄다. 박 감독은 “다른 팀으로 떠난 선수들은 내가 맡기 전이고, 남은 멤버들이 내게 필요한 선수들”이라면서 “안정화를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돌아봤다.

포항은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협력하는 ‘원 팀’을 지향한다. 리그에서 실점을 가장 적게 허용한 끈적한 수비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13경기에서 단 10골만 헌납한 포항은 두 번째로 실점이 적은 김천(14골)보다도 4골을 덜 내줬다. 박 감독은 “우리는 모든 선수가 함께하는 축구다. 최전방 공격수에게도 전방 압박을 강조하고 있다”며 “11명의 선수가 모두 수비에 가담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상승세의 또 다른 요인은 막강한 뒷심이다. 19골 중 15골이 후반에 터졌다. 그중 9골이 후반 30분 이후, 6골은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에 ‘태하드라마’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박 감독은 “감독으로서 속을 태우기도 하지만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이 제 몫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이라고 웃었다.

팀 내 최다인 7골을 퍼부어 리그 득점 3위에 오른 공격수 정재희의 활약도 빛난다. 박 감독은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높은 기여도를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팀으로서 기쁜 소식”이라면서도 “특정 선수보다는 팀 전체가 이룬 결과다. 주위의 도움 없이는 득점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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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 출신인 박 감독은 1991년 프로 데뷔부터 2001년 은퇴할 때까지 군 복무를 제외하면 포항의 ‘원클럽맨’이다. 박 감독은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우승 1회(1992년), FA컵 우승 1회(1996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회(1996∼1997, 1997∼1998시즌) 등을 일궜다. 2005년 포항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중국 프로 무대 감독과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을 거쳐 K리그1 정식 감독으로 첫 지휘봉을 잡은 곳 역시 포항이었다.

박 감독은 “포항은 내게 특별한 곳이다. 선수로서 이곳에서만 머물렀고, 코치에 이어 감독까지 하고 있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명감을 갖고 팀을 완성해야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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