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공원' 명칭 변경 요청 입장문 낭독…원폭 피해자 만나 지원 약속
일해공원 메모 찢는 조국 대표 |
(합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2일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호를 딴 경남 합천군 합천읍 일해(日海) 공원을 찾아 "독재자 호를 군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사용하는 것은 상식과 멀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날 합천이 고향인 같은 당 차규근 당선인,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 회원 등과 함께 일해공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낭독했다.
조 대표는 "전두환 씨는 5·18 광주 학살 주범이다"며 "반란과 내란수괴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는데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죽는 날까지 변명만 늘어놓았다"며 "이런 독재자의 호가 공원 이름으로 사용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국노 이완용 호는 일당인데, 그의 고향인 경기 성남 분당의 어떤 공원 이름을 '일당 공원'으로 해야 하느냐"며 "일해나 일당은 이름 가치 측면에서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가 있는데 5·18 학살 주범의 호를 군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새기는 게 합당한 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해공원 표지석 |
그는 일해공원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지명 표준화 편람 원칙에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 지명 표준화 편람에서는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도 특별한 반대가 없을 때만 (이름을 지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일해공원은 이런 기준이나, 현대사의 아픔을 따져봤을 때 사용해서는 안 될 일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 장관, 합천군수는 공원 이름을 원래대로 복원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일해공원'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종이를 참석자들과 함께 찢기도 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부터 현재 이름으로 개칭해 논란이 이어져 왔다.
군은 일해공원 명칭 변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공론화 절차에 착수했다.
원폭 피해자 만난 조국 대표 |
조 대표 일행은 입장문을 읽은 뒤 합천군 합천읍 합천원폭자료관으로 자리를 옮겨 합천지역 원폭 피해자와 면담을 이어갔다.
조 대표는 자료관 방명록에 '합천 원폭 피해자분들의 아픔에 같이합니다. 부족한 지원을 보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적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피폭당한 한국인 원폭 피해자는 2023년 12월 기준 1천760여명이 생존해 있으며, 경남에는 538명이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인 272명이 합천군에 거주한다.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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