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3 (일)

이슈 프로농구 KBL

프로농구 우승 KCC 전창진 감독 "오늘부터 다음 시즌 준비 시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1년 전 첫 우승과 이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아"

"허웅 MVP 받을 줄 알았다…허재보다 잘하는 선수는 나오기 어려울 것"

연합뉴스

우승 트로피 차지한 KCC 전창진 감독
(용인=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023-2024 프로농구에서 우승을 차지한 부산 KCC 이지스 전창진 감독이 2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KCC이지스프로농구단 코트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5.22 stop@yna.co.kr


(용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우승하고 보름이 더 지났는데, 하루도 못 쉬었어요. 그래도 행복합니다."

프로농구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CC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5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도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내친김에 우승까지 차지한 것이다.

22일 경기도 용인시 KCC 체육관에서 만난 전창진 감독은 "이전까지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는데, 이번 우승은 좀 다르더라"며 "우승을 딱 하니까 기쁜 것도 있지만 그냥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전 감독이 지휘한 KCC는 허웅,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 라건아 등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워 개막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정규리그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그는 그래서 "시즌 초반에 성적 때문에 그만두겠다고 최형길 단장님께 얘기했을 정도로 우승해야 욕을 안 먹는 상황이 됐다"며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플레이오프부터 한번 해보자고 한 건데 막상 끝나니까 '힘들고, 해냈구나'는 생각만 났다"고 한 시즌을 회상했다.

연합뉴스

헹가래 받는 전창진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KCC 전창진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1963년생인 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프로농구에서 최연소 우승 감독과 최고령 우승 감독 타이틀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21년 전인 2002-2003시즌 원주 TG삼보에서 처음 우승을 맛봐 만 30대 나이에 리그를 제패했고, 올해는 60대가 돼서 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 감독은 "처음 우승할 때는 어린 나이였는데 정말 기뻤다"며 "성취감도 컸고, 선배들을 이겼다는 자부심이 컸다"고 밝혔다.

프로농구에서 30대와 60대 나이 우승 사령탑은 전 감독이 유일하다.

또 첫 우승 때는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이 TG삼보 선수였고, 이번 우승에는 허재 전 감독의 아들 허웅이 KCC 선수로 뛰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전 감독은 허웅의 MVP에 대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고비 때 득점은 물론이고, 코트 밖에서 선수들을 끌어가는 리더십이 우리 팀의 우승에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비시즌 훈련이 힘들었는데 투덜대면서도 제일 열심히 한 게 허웅"이라고 칭찬한 전 감독은 허재 전 감독에 대해서는 "허 감독은 내가 지도했다기보다는 같이 팀을 이끌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21년 전을 돌이켰다.

그는 그러면서 "시대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허재보다 농구를 잘하는 선수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건 허웅, 허훈 얘네들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로 허재 정도의 기량과 책임감, 승리욕을 갖춘 선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기량 면에서는 허재가 무조건 '올 타임 베스트'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연합뉴스

2003-2004시즌 TG삼보 감독이던 전창진 감독(오른쪽)과 선수였던 허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허웅이 시즌 도중에 팀 전술 변화를 건의한 내용도 들려줬다.

전 감독은 "잠실에서 크게 지고 나서인데 허웅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하더라"며 "1시간 넘게 얘기를 했는데 허웅이 빠르고 공격 위주의 농구를 하자고 건의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예전 같으면 내 입장에서 '아니다' 싶으면 얘기를 했을 텐데, 이번에는 '그래, 해보자'고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그때 우리 팀이 최준용, 송교창도 빠지고, 안 좋을 때였는데 그 이후로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해줬고 그러면서 팀이 2승, 3승을 하며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개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세지고, 자기주장이 강해진다고 하지만 전 감독은 오히려 반대인 셈이다.

젊을 때는 '치악산 호랑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강한 카리스마형 지도자였던 그가 베테랑 감독이 돼서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유연성으로 변화를 만들어냈다.

전 감독은 "제가 보기에는 세 보여도, 알고 보면 여린 남자"라며 "젊을 때야 제가 스타 플레이어 출신도 아니고, 감독 경력도 '김주성 빨'이라는 얘기만 들은 터라 더 강해 보이고 싶었고,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다 보니 거칠어 보였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합뉴스

우승 소감 밝히는 KCC 전창진 감독
(용인=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023-2024 프로농구에서 우승을 차지한 부산 KCC 이지스 전창진 감독이 2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KCC이지스프로농구단 사무실에서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5.22 stop@yna.co.kr


부드러워진 전 감독을 보여준 장면은 시즌 도중 타임아웃 때도 나왔다.

전 감독이 송교창을 가리키며 "이제 너도 말 안 듣냐"고 체념한 듯 말한 장면을 두고 팬들은 '예전 같으면 선수를 잡아먹을 듯이 몰아세웠을 텐데…'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또는 '너도'라는 표현에서 '팀에 말 안 듣는 선수가 누가 또 있나 보다'라며 최준용을 의심하는 반응도 많았다.

전 감독은 손사래를 치며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팀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개성이 강하지만, (송)교창이가 그래도 자기 개성보다는 팀에 잘 맞추는 편"이라며 "그 경기도 팀이 어려울 때였는데, 교창이에게서도 튀는 플레이가 나와서 그 부분을 얘기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그물 세리머니 하는 전창진 감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KCC 전창진 감독이 그물을 자른 후 손을 흔들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시즌 도중 TV 중계 인터뷰에서 "잘 마무리하고 그만두겠다"고도 말했던 그는 "많은 부분을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맡겼고, 내가 한 거라곤 경기에서 타임 부르고, 선수 기용한 것이 전부"라며 많이 내려놓은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22일 전 감독은 KCC 체육관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소집하며 벌써 2024-2025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전 감독은 "다음 시즌 준비할 것이 많다"며 "아시아 쿼터를 보기 위해 다음 주 바로 필리핀으로 떠나고, 6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클럽 대회에도 출전해야 한다"고 쉼 없는 일정을 소개했다.

말 그대로 숨 돌릴 틈도 없이 벌써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서는 전 감독은 "올해는 시즌이 늦게 끝났고, 두바이 대회도 있어서 비시즌 훈련 일정을 잘 짜야 한다"며 "다음 시즌에는 정규리그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며 우승으로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질문 답하는 KCC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KCC 전창진 감독, 허웅, 송교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4.25 jieunlee@yna.co.kr



우승을 차지한 뒤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을 비롯해 최형길 단장, 강양택 코치, 이상민 코치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여러 번 나타냈던 전 감독은 이날 팬들에게도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전 감독은 "지난주 부산에서 우승 행사를 하는데 3천400명이 와주셨다"며 "팬 여러분들의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으면서 '제가 드릴 말씀인데'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또 "올해 저희가 연고지를 옮기고 바로 우승해서 부산이 많이 강조됐고, 그만큼 부산 팬분들께 감사드리면서도 잊을 수 없는 분들이 예전 연고지인 전주 팬 분들"이라며 "인사도 못 드리고 (부산으로) 온 것이 항상 마음에 남는다"고 애틋한 마음을 함께 전했다.

emaili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