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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추진" 이복현 발언에 시장 '들썩'…'기울어진 운동장' 해결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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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관 투자조건 차이 여전…불법공매도 조사·방지 시스템도 아직

일각선 "불확실성 투자유치에 악영향"…재개하더라도 대형주만 될 듯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자료사진) 2024.4.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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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달 공매도를 부분 재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시장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증시 매력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과, 아직 공매도로 인한 부작용을 고치지도 못했는데 재개는 섣부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공동 투자설명회(IR) '해외투자자들과의 대화'에서 "6월 하순이 되기 전 (공매도) 재개 여부와 방식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재개할 수 있다면 하고, 그렇지 않다면 이른 시일 내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겠단 것이다.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개인적인 욕심 내지 계획은 6월에 재개하면 하는 것이고, 재개하더라도 일부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기술이 미비해 재개를 못하더라도 기술적, 제도적 측면에서 이런 계획이 있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어 어떤 타임 프레임으로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 원장은 개인적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발언 직후 투자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한 개인 투자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원장 본인도 말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과 불법 공매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해결한 뒤에 재개하겠다고 했는데, 제대로 마무리도 짓지 않고 재개에 나서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기간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조건 차이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골자는 상환 기간과 담보 비율 조정으로, 현재 개인과 기관의 상환 기간과 담보 비율은 각각 90일·120일과 무제한·105%다. 이에 정부는 두 조건을 통일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리도 끝맺지 못했다. 금감원은 다수 글로벌 투자은행이 무차입 공매도를 저지른 사실을 적발했지만, 아직 전수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 방안도 발표했으나 이 또한 국회 동의가 필요한 내용이라 현실화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여야가 이달 중 합의해도 올해 말부터 NSDS 도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언제 법제화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약 없이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어진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우리 증시를 떠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6~17일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이 홍콩을 방문해 글로벌 IB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공매도 제도 개선, 불법 공매도 조사 등 과정에서 규정과 업무 지침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청이 나온 바 있다.

한편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공매도 부분 재개 범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공매도 부분 재개 때에 코스피 200, 코스닥150에 편입된 대형주에 한정됐던 만큼 선례를 따르거나 이보다 더 좁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적은 코스닥의 경우 주가가 널뛰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셀 수 있다"며 "재개하더라도 대형주 위주로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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