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기, 바이든은 재 합의 추진
NYT "다른 역내 분쟁보다 더 큰 문제"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중국· 러시아에 독일을 포함한 6개국과 유럽연합(EU)(P5+1)과 맺은 협정이다.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EU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사망이 공식 확인된 20일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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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프로그램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됐다. 그러나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를 파기했고,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2021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기한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추진했고, EU의 중재로 이란과 협상을 벌였다. 협상은 2022년 초만 해도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결렬을 거듭하면서 현재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미국의 중동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아파의 맹주 이란 대통령의 유고 상황으로 중동 정세 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에 이은 사실상 이인자인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중동 정세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간 중동 지역 긴장을 고조시켜 온 불안 요인을 정리하면서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꼽았다. 이번 헬기 추락 사고 전부터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있었다.
미국이 이란의 고립을 심화시켜 중동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상호 방위조약'을 추진,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의 관계 정상화를 노렸다. 그러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가자 전쟁의 발발,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 등 역내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으면서 미국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NYT는 "핵 프로그램, 즉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할지, 아니면 핵무기를 신속히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을 지렛대로 활용할지에 대한 질문은 다른 역내 분쟁보다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안보국장(DNI)은 지난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이란은 점점 공격적으로 되고 있다"면서 "이전 선거에서도 봤듯이 불화를 조장하고 민주주의 기관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재합의를 향한 9부 능선을 넘고 있던 또 다른 '이란 핵 합의'가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사망으로 다시금 중단되면서 중동 정세는 안갯속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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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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