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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통령 “스페인 총리 부인 부패”…외교갈등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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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방문중인 밀레이, 극우정당 집회 참석해 연설

스페인 총리 향해 "부패한 아내, 더러워져" 조롱

스페인 외무·정부 "기본적 외교관습 깬 모욕" 맹비난

아르헨 주재 대사 소환 등 "사과 않으면 대응할 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스페인을 방문중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부부를 비난해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을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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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방문중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VOX)가 마드리드에서 주최한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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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스페인을 방문한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VOX)가 마드리드에서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사회주의가 낳을 수 있는 권력남용을 비난하며 산체스 총리에 대해 “그에게는 부패한 아내가 있고, 그는 더러워졌고,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데 5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는 산체스 총리가 자신의 아내에 대한 부패 혐의 수사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총리직 수행을 재고하겠다며 5일 간 공무를 중단한 것을 빗대 조롱한 것이다. 산체스 총리는 5일 간의 휴식을 마친 뒤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가 스페인을 방문한 뒤 국가 지도자인 산체스 총리는 만나지 않고 자신의 저서 출간 행사를 개최하는 등 스페인 정부를 무시·외면하는 행보로 구설수에 오른 가운데 나왔다. 복스당의 행사에는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의원을 비롯해 약 1만 1000명이 참석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스페인을 방문한 현직 대통령이 스페인과 총리를 모욕했다. 우리 민주주의, 우리 정부, 스페인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며 “이는 외교 관습과 국가 간 공존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깬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밀레이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스페인 정부는 주권을 지키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직 스페인 외무장관인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밀레이의 발언에 대해 “정치 지도자의 가족에 대한 공격은 우리 문화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특히 파트너로부터(공격이) 올 때는 더욱 그렇다”며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고 거부한다”고 거들었다.

스페인 정부는 아르헨티나 대사를 초치했으며, 밀레이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아르헨티나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52세인 산체스 총리는 2018년 총리직에 오른 후 2020년 1월, 2023년 11월 두 차례 연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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